사우디 왕자의 워싱턴포스트 기자 참살로 중동에 분쟁

삼촌을 체포하고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빈살만 사우디 왕자는 집권 이후 지도층을 대거 불법체포 감금하고 재산을 몰수했다. 이란 견제, 예멘 내전 등 등 사우디가 필요한 미국은 이 왕자의 독재를 눈 감았다. 그런데 이 왕자가 대형사고를 쳤다. 자신의 측근 경호원과 공작원을 동원하여 워싱턴 포스트 칼럼리스트로 있던 사우디 출신 기자 자말 카슈끄지를 살해한 것이다.

스토리는 충격적이다. 워싱턴에 거주하던 이 기자는 전처와 이혼하고 새로운 약혼자와 결혼하기 위해 사우디 정부의 서류가 필요했다. 그래서 위험을 무릅쓰고 사우디와 사이가 안좋은 터키의 사우디 영사관에 서류를 받으러 갔다. 하지만 위기를 느낀 기자는 약혼자와 함께 사우디 영사관 앞까지 와서 자신의 아이폰은 약혼자에게 주고 자신은 아이폰에 연결된 애츨워치를 손목에 차고 녹음기를 켜 놓고 영사관에 들어갔다.
 
그후 모든 내용은 블루투스로 약혼자가 갖고 있던 아이폰에 전송되었고, 사우디정보기관은 기자가 죽은후 애플워치의 비번을 푸는 걸 실패했다. 기자는 손가락이 잘리는 등 고문을 당했으며 사우디 공작원은 독극물로 고통의 절규를 멈춘 후 그를 효수하였다. 그리고 총영사 책상에서 같이 온 법의학 전문가가 그의 몸을 해체한 후 밖으로 빼돌렸다.  이름까지 밝혀진 이 법의학자는 평소 습관대로 음악을 들으면서 시체를 잘라냈다고 한다. 후일을 두려워하는 총영사에게 사우디로 돌아가 죽고 싶지 않으면 잠자코 있으라고 협박까지 했다. 터키 정부가 압수수색을 해서 증거를 찾았는데, 피로 물든 벽들을 새 페인트로 칠했다고 한다.
 
약혼자는 당연히 미국과 터키에 신고를 했고 양국은 이 모든 내용을 밝혀냈고 암살자들의 신분까지 알아냈다. 문제는 미국과 사우디는 우방이고, 최근 양국은 터키와 사이가 안좋았던 것이다. 미국은 침묵했지만 터키는 언론플레이에 나섰다. 초기에 미국정부가 소극적으로 나오자 워싱턴포스트는 기자의 칼럼난을 백지로 발행하며 항의하였다. 트럼프의 최측근인 그레이엄 상원의원 조차 살해가 사실이면 사우디 왕자는 끝장이라고 선언하였다.
 
사우디 왕자는 서방출신으로 친미정책을 선언하고 미국 무기도 많이 사기로 했기 때문에 미국을 우습게 봤을 수도 있다. 트럼프는 난리가 났다. 무기도 팔아야 하고, 이란 제재후 유가를 관리하려면 사우디의 협조가 필요하다. 예멘등에서의 테러와의 전쟁에서도 사우디는 필수적이다. 트럼프는 이제 조사가 끝나면 그 결과에 따르자고 시간을 끌고 있다. 미국여론은 자신이 보호하던 망명객을 사우디가 잔인하게 살해한 것을 보고 악화되고 있다. 당장 사우디에 파견할 대규모 경제인과 재무장관의 일정이 취소될지 국내외 여론이 지켜보고 있다.
 
터키는 이번 사건을 활용하여 사우디와 미국에게 신나게 보복 중이다. 양국이 부인할 때마다 한 개씩 터트리고 있다. 터키가 얼마나 알고 있는지 양국은 떨고 있다. 만약 기자의 사우디 영사관 방문이 위험하다는 것을 미국 정부가 알고서 이를 추적하고 있었다면 비난은 직접 미국 정부로 향할 것이다. 터키는 미국인을 구금하고 있고, 지난번 방미 때 경호원들이 터키계 미국인들의 데모를 폭력적으로 진압하여 트럼프를 곤란하게 만들었다.
 
향후에 터키가 사우디에 대해 관련자의 인도를 요구하고 사우디 왕자가 직접 연결되어 있다는 증거를 발표하면 사우디와 터키는 국교 단절까지 갈 수 있다. 사우디는 과거 터키 즉 오스만 제국의 식민지로 있다가 스스로 이슬람의 슐탄이라면서 반란을 통해 독립하였다. 최근에는 터키가 이란, 러시아와 가까워지고 있으며, 사우디가 주도하여 왕따를 시키는 카타르에 군대를 파견하는 등 카타르를 지지하고 있다. 양국간의 대립은 결국 제3국에서 진행되고 있는 대리전 형태의 국제분쟁을 심화시킬 것이고, 이는 그 배후에 있는 러시아와 미국의 긴장을 고조시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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