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통일전선과 상설연대체

첫째정부는 통일전선은 1990년 이후 북한의 대남혁명론에 근거한 것이라고 주장하였으나 통일전선은 서로 다른 단체들이 공통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서로 협력하는 행위를 뜻하거나 협력하기 위해 만든 회의기구를 뜻하는 것으로서 특정 이념과 무관하게 국내외에서 널리 회자되고 있다우익은 국민전선좌익은 인민전선이라고 부른다.
통일전선은 다양한 연대연합의 관계를 지칭하는 것으로서 행동방식의 측면에서 본다면 통일전선운동으로서 선거에서 정책연대나 후보단일화로 나타날 수 있으며조직결성의 측면에서 본다면 통일전선체(the United Front)로서 연석회의협의기구합의기구단일기구로 나타날 수 있다의사결정방식을 기준으로 본다면 단순한 협상테이블인 낮은 단계의 통일전선에서 공동전선나아가 대의기구를 구비한 높은 수준의 통일전선이 있을 수 있으며지역을 기준으로 보면 전국적(전민족적통일전선과 지역적 통일전선이 있을 수 있으며목적으로 본다면 통일운동민중운동의 통일전선이 있을 수 있다또한 조직성격으로 본다면 통일전선체는 사회단체정당(1990년 보수대연합정당인 민자당)뿐만 아니라 정부형태(김대중-김종필 연립정부)에서도 가능하다또한 통일전선체는 사안별로 일시적으로 유지되는 경우도 있지만 비교적 장기간 유지되는 경우도 있는데후자의 경우 상설연대체라고 부른다.

진보진영에서 말하는 통일전선체혹은 상설연대체는 해방 직후부터 존재해왔던 재야단체 모임사회단체 모임을 의미한다(채만수, 1990). 이러한 모임은 단순한 연석회의부터협의기구단일기구 등 매우 다양하였다해방 직후 독일운동가들은 이념대립을 극복하여 통일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다양한 세력들의 연대연합을 강조하였다여운형은 각계각층의 대동단결만이 새로운 국가건설을 성공시키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하였으며연대와 연합을 의미하는 민족통일전선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김구도 민족자주와 통합의 정치를 주장하며 정치세력의 연대를 위해 민주영수회의남북요인회담국민의회남북합작 등을 제안하였다(오문환, 2006:106,130,144).
민주화운동 시절에는 다양한 민주화운동세력들이 통일전선을 형성하였다. 1970년대의 통일전선체로서 민주수호국민협의회민주회복국민회의민주주의국민연합민주주의와민족통일을위한국민연합 등이 있었다특히 1979년 3월 1일 범민주진영의 연대투쟁기구로서 민주주의와민족통일을위한국민연합이 출범하였는데이 단체는 민중의 힘을 바탕으로 한 유신체제의 철폐와 민주정부 수립평화통일을 목표로 하였으며, 13개 전국단체와 윤보선함석헌김대중문익화고은함세웅 등이 참여하였다.
1980년대의 통일전선체는 민중민주운동협의회민주통일국민회의민주통일민중운동연합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 등이었다. 1989년 1월 21일 민족민주 세력의 전국적 통합조직으로서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이 탄생하였는데이 단체에는 지역운동 통합단체 12부문운동 통합단체 8개별운동단체 200여개 등이 참여하였다전민련은 결성선언문을 통해 진정한 민중해방과 자유 평등 사회 실현을 목적으로 삼았으며활동방향은 민중이 주인 되어 민족의 자주화와 통일 그리고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것이며투쟁과제는 반외세 자주화 운동반독재 민주화 운동자주적 조국통일 운동 등 이었다공동대표는 이부영오충일이창복배종렬이영순윤정석이었으며고문은 문익환계훈제박형규이소선백기완강희남 등이었으며장기표김근태이재오여익구박용일박계동 등이 주요 간부로 참여하였다.
민주화 이후에도 이러한 사회단체연대기구는 존재해왔는데, 2001년 227일 5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출범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가장 대표적인 단체인데, 2014년 1월 현재까지 존재하고 있다.
정치인은 국회나 정부 등 제도권 내에서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려는 정치활동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나이러한 제도권 활동을 보완할 목적으로 필요에 따라 통일전선에 가담하기도 한다이 경우 정당은 협의기구 성격인 사회단체연석회의 혹은 사회단체연대기구에 참여하는 것이 통상적이다정당이 대의기구를 갖추고 다수결에 의해 의사결정을 하는 회의기구에 참가할 경우 정당의 독자적인 의사결정이 정당 밖에서 침해될 수 있기 때문에 정당은 주로 자신의 의사를 관철할 목적으로 협의기구에 한시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통상적이다.
1984년 민주화추진협의회’(민추협)은 재야 정치인들이 조직한 것이고, 1987년 민주헌법쟁취 국민운동본부’(국본)은 야당과 사회단체들이 함께 만든 것이다. 2008년 10월 25일 민생민주국민회의가 이명박 정부 아래서 민주주의와 민생 위기에 대응하는 정당 사회단체 연대기구로서 출범하였으며이 기구에 민주당민주노동당진보신당창조한국당사회당 등 야당과 100여개 사회단체들이 참가하였다.
유럽에서는 사회주의자들과 사회민주주의자들이 파쇼에 대항하기 위해 결성하였던 20세기 중반 서유럽의 인민전선(people's front)이 가장 유명하나 각국의 우익세력들도 국민전선(Front National)과 같은 통일전선체를 결성하였다.
우리나라에서도 진보진영뿐만 아니라 우익세력들도 통일전선체 혹은 상설연대체로서 단체협의회를 결성한다자유주의연대는 2004년 11월 23일 신지호 전 한나라당 의원이재교 변호사류근일 전 조선일보』 주필 등에 의해 창립되었으며과거청산 반대시장주도형 경제자유무역협정 찬성북한인권 개선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05년 11월 7일 김진홍 목사 등이 100여개 단체들을 규합하여 뉴라이트전국연합을 결성하였다이들 우익단체들은 다시 뉴라이트국민연합 등 8개 전국적인 연합단체를 규합하여 뉴라이트네트워크를 결성하였다.
사회주의 계열에서 쓰는 통일전선은 2차 대전 이전의 유럽의 인민전선과 1935년 코민테른에서 정립하여 2차 대전 이후 제3세계에 파급되었던 인민민주주의혁명전략이며특히 후자를 통일전선전략이라고 부른다북한이 통일전선전략을 강조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통일전선전략은 사회주의 계열에서 일반적으로 쓰는 개념이니 북한 추종성과 관련이 없다.
통일전선은 스탈린뿐만 아니라 레닌에 의해 처음 제기된 것이다즉 북한식 사회주의가 아니라 사회주의 일반에서 논의된 것이다. <다함께>는 스탈린과 정적관계에 있었던 트로츠키 계열로서 민주노동당 내에서 비교적 강경한 사회주의자 그룹에 속한다이들은 사회주의혁명을 주장하나 단계론과 통일전선 및 계급연합은 부정한다하지만 이들은 트로츠키와 마찬가지로 이행기강령과 공동전선을 주장하고 있으며 상황에 따른 야권연대의 불가피성도 인정하였다또한 다함께 주장은 자주계열이 스탈린식 사회주의를 지향한다는 정파적 견해이다스탈린주의적인 단계적 혁명론통일전선계급연합은 트로츠키주의적인 이행기강령공동전선불가피한 야권연대와 본질적으로 유사하고 그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로츠키가 스탈린을 상대로 사회주의 정통성 경쟁을 하였듯이다함께는 자주계열을 일종의 스탈린주의로 설정하고 민주노동당 내에서 자신들이 사회주의 정통을 계승하였다고 주장해왔다따라서 다함께의 모든 문서와 주장은 자신들의 당파성에 근거한 주관적인 주장이다자주적 민주주의가 진보적 민주주의로서 이는 인민전선과 인민민주주의와 같다는 김0영의 주장은 스탈린의 인민전선을 트로츠키의 입장에서 비판하기 위한 주관적인 논리일 뿐이다이러한 주관적 평가를 객관적인 증거라고 제출하는 정부는 이른바 민주노동당 내 선명성 경쟁을 악용하고 있는 셈이다따라서 이러한 정파 편향적 서증은 자주계열의 위헌성을 객관적으로 입증하는 서증이 될 수 없다.
북한이 가입한 통일전선체라고 해서 모두 인민민주주의혁명전략을 수행하는 조직인 것은 아니다남한과 북한 혹은 해외동포까지 포함된 전국적 통일전선이 존재하는데민족화해협의회와 6.15공동선언실천위원회는 각각 남북해외에서 조직되어 협의체로 운영되고 있으나 남북 정부의 공식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둘째정부는 북한이 큰 덩어리의 통일전선체를 선동하고 있으며 민주노동당이나 통합진보당이 이러한 선동에 부합하여 통일전선체의 조직과 활동을 주도하여왔다고 주장하였으나 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이 참여한 민중연대진보연대민중의 힘은 큰 덩어리의 통일전선체가 아니라 사안별로 대중투쟁을 연대하기 위해 만든 상설연대체이며또한 민주노동당이나 통합진보당이 주도한 것도 아니다.
소위 큰 덩어리의 통일전선체는 스탈린 이후의 사회주의 세력의 인민민주주의혁명전략에 근거한 것으로서 이러한 혁명전략을 수행하는 높은 수준의 통일전선체이다이를테면 북한의 조국전선중국의 인민정치협상회의와 같이 대의기구와 집행기구를 갖춘 단일한 계급통합조직을 말한다.
2000년대에 결성된 통일연대에는 문익환 목사의 부인인 박용길 여사강만길 교수고은 시인0희 교수김금수이창복지선 스님함세웅 신부이갑용 전 민주노총 위원장이문옥단병호 등 민주노동당 인사외 다양한 자주계열과 평등계열시민사회단체 인사가 참여하였다따라서 통일연대는 대남혁명론을 추종하는 큰 덩어리의 통일전선체가 아니라 다양한 통일운동 인사가 모인 협의체에 불과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이 민중항쟁을 통해 사회변혁을 지향하는 통일전선체인 민중연대를 주도하고 있는 것처럼 아래와 같이 주장하였다.
당은 선거를 통해통일전선체는 민중항쟁을 통해 사회변혁을 지향하고 있으며통일전선체의 중심은 당이며그 중에서도 자민통 대오가 사상적 통일을 담당하는 점에서 결국 NL에게는 진보정당이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대한민국 변혁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이다(법무부, 2014a: 334).
2003년에 출범한 민중연대는 특정 정당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사회단체대표자들의 협의기구로서 사회단체연석회의 수준에 불과하였다민중연대에는 민주노동당 이외에도 평등계열인 다함께 등이 참여하였고특히 민주노동당을 지지하지 않는 사회진보연대노동자의 힘 등과 같은 정치단체도 민중연대에 가입하였다. 2007년 민중연대를 부문과 지역을 아우르고 대의기구를 가진 단일한 조직으로 발전시키려는 논의가 있었으나찬반 논란에 휩싸이면서 결국은 중앙의 사회단체대표자회의 수준의 협의체에서 벗어나지 못하였다(법무부, 2014:83).
당시 정0연 등 일부가 큰 덩어리의 통일전선체를 주장하였지만 다양한 반대에 직면하여 민중연대진보연대민중의 힘 등 어느 단체에서도 실현된 적이 없고 통합진보당은 이러한 통일전선체를 주장한 바도 시도한 바도 없다민중연대통일연대진보연대민중의 힘 등은 개인별 가입이 불가능한 단체가입 형태로서 의사결정을 위한 대의기구가 없는 다양한 단체의 연석회의기구에 불과하여 폭력혁명을 수행하는 큰 덩어리의 통일전선체가 아니다또한 민중연대는 중앙협의체 이외에 지역협의체를 두었고민중연대에 참여한 각 참가단체의 지역조직은 지역의 민중연대에 참가하도록 권유되었다따라서 민주노동당 지역 조직이 다른 참가단체의 지역조직과 함께 지역의 민중연대에 결합한 것이 특별히 문제될 것이 없다.
진보정치 295호 기사 진보진영의 상설연대체 밑그림은 그렸다”, “민주노동당 제6차 중앙위 개최를 보면 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가 대의원기구와 단일강령을 지닌 단일한 상설연대체보다 느슨한 상설연대체 건설의 가능성에 힘을 실어주면서 노동자의 힘’ 등 민주노동당 밖 평등계열의 우려를 불식시켰다고 나온다이를 볼 때 정부의 주장과 달리 민주노동당은 단일한 상설연대체보다 협의체 성격의 느슨한 연대연합체로서 상설연대체를 지향하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즉 정부주장대로 단일한 상설연대체가 북한의 혁명전략이라고 해도 민주노동당은 이에 동의하지 않고 오히려 반대세력의 입장을 고려하였다는 것이다그리고 실제로 민중연대를 계승한 진보연대는 문성현 대표의 언질대로 단일기구가 아니라 협의체로 운영되었다한국진보연대는 대의기구를 지니지 않았고민주노동당에 대한 배타적지지통일운동 주력 등 편향적인 강령을 채택하지도 않았다진보연대는 공동대표자들이나 공동집행위원장들이 연석회의를 하는 협의체이며회의를 보좌하는 실무진을 제외한다면 집행부서도 실질적으로 존재하지 않았다.
또한 민중연대는 2014년 현재 존재하지 않는 상설연대체이고 현재는 진보연대라는 협의기구가 존재하지만 민중연대와 비교하면 참여단체가 줄고 활동도 쇠약하여 실질적인 영향력이 없다.
민중연대에서 민중의 힘에 이르기까지 상설연대체는 합법적인 시위와 집회를 공동으로 개최하는데 있어 발생하는 집회신고주최자집회의 질서유지인 등 실무적 협의를 하는 협의기구에 지나지 않았다정부는 민주노동당이 민중연대에 가입비를 내거나 인력을 파결하였다고 문제를 삼는데민중연대는 단일한 기구가 아니라 협의체이기 때문에 각 가입기관에 실무자 파견을 요청한다즉 이러한 요청은 민주노동당 외 사회진보연대노동자의 힘 등 주요 가입단체에 공통된 사항이다나아가 민주노동당이 내는 가입비는 다른 단체와 비교하여 의미 있게 큰 액수가 아니었으며당이 파견하는 인력도 행사 때 일회적인 것이며당직자의 장기적 파견은 사실상 없었다.
정부는 한국진보연대가 통합진보당의 비합법투쟁을 위하여 구축한 통일전선체라고 주장하나 통합진보당은 진보연대의 여러 단체 중의 하나에 불과하다는 점진보연대가 비합법투쟁을 위한 단체가 아니라는 점에서 정부의 주장은 부당하다민중연대에 민주노동당 이외에 다른 정당들과 사회단체들이 가입되어 있었다민주노동당은 민중연대 이외에도 다양한 사회단체 모임에 가입되어 있었지만 사회단체의 정치적 중립성 때문에 배후에서 그들을 주도할 위치에 있지 못하였다민중연대는 합법적인 집회와 시위를 주도한 적은 있으나 반국가단체나 이적단체가 아니다.
2010년 10월 19일 민주노총에서 상설연대체 토론회를 개최하였다는 것은 상설연대체 토론회가 다양한 단체에 의해 개최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민주노총이 진행한 토론회 내용을 보면 각 단체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여 하나의 노선이나 대의기구를 가진 단체로서 성립할 수 없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이는 민주노동당의 상설연대체 토론회 개최를 근거로 민주노동당이 상설연대체 건설을 주도하였다는 정부의 주장이 설득력이 없음을 보여준다.
셋째정부는 평등계열과 달리 자주계열은 북한의 대남혁명전략을 추종하여 상설연대체를 통해 대중투쟁을 증폭하고자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통합진보당이 이미 수차례 밝힌 바와 같이 평등계열 역시 상설연대체와 대중투쟁을 결합하고자 한다는 점에서 정부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진보진영에서 논의되고 존재했던 상설연대체들은 평등계열까지 포함하여 다양한 세력이 결집한 것으로서 정부의 주장처럼 자주계열이 추종한다는 북한의 대남혁명전략과 무관하다자주계열이나 평등계열이나 모두 상설연대체의 필요성에 동의하고다만 대의기구를 가진 단일기구로서의 성격통일운동 중심의 강령민주당과의 협조 등에 대해 이견이 있었다평등계열은 조직의 결속력이 느슨한 낮은 단계의 상설연대체 즉 공동전선연합전선을 강조하고 상설연대체의 대중투쟁에 있어 통일과 평화 문제보다 노동자 문제에 더욱 집중한다는 점이다.
사회당노동자의 힘사회진보연대 등 평등계열은 민주노동당을 배타적으로 지지하거나다수결로 의사를 결정하는 단일한 대의기구를 갖거나노동운동보다 통일운동을 강조하는 상설연대체에 반대하였다평등계열은 상설연대체 내에서 자신들이 소수이기 때문에 단일기구형태의 상설연대체를 건설할 경우 다수결을 통해 자신들이 의사결정에서 밀려날 것을 우려하였다평등계열은 통일연대가 민중연대와 통합되어 새로운 상설연대체에서 통일운동이 강화되는 것에 반대하였다.
민주노동당 안팎의 평등계열도 민중연대나 민중의 힘과 같은 협의체적 상설연대체 건설에는 동의하였다대표적인 평등계열인 전진은 대의원기구와 단일강령을 지닌 상설연대체를 반대했지만 진보진영의 공동투쟁을 전개하는 상설연대체를 찬성하였다.
민주노동당에 결합한 바 없는 평등계열인 사회진보연대 주최의 토론회에서도 민주노동당에 참여하지 않았던 김태연 노동전선 집행위원장 등은 단일강령과 대의원기구를 지니지 않은 공동투쟁체로서 민중연대 건설은 찬성하였다사회주의 정당 건설을 주장하는 평등계열 인사인 고민택 역시 단일기구로서 상설연대체에는 반대하지만 협의기구로서 공동투쟁체로 상설연대체에는 동의하였다.
평등계열로서 노동당 부대표를 지낸 장석준 당시 진보정치연구소 연구기획국장 역시 민중연대와 같은 상설연대체에 동의하였다다함께 역시 민중연대뿐만 아니라 새로운 상설연대체인 민중의 힘에 참여한 것에서 보듯이 상설연대체 자체에 대해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단일한 강령과 대의기구를 지닌 단일기구로서 상설연대체에 반대하였다또한 다함께는 상설연대체가 민주당과 전면적인 선거연합을 할 것을 우려하였다.
넷째독일공산당 해산사건의 경우 서독의 공산당은 당헌에 의해 동독의 공산당이 주도하는 통일전선체(민족전선)에 가입하고 이러한 민족전선의 방침을 수행하였지만 통합진보당의 경우 북한 정권이 주도하는 어떠한 통일전선체나 이적단체에 가입한 적이 없다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은 북한이 주도하는 조국전선에 가입한 적이 없으며법원에 의해 이적단체로 판결 받은 조국통일범민족연합조국통일범민족청년학생연합실천연대에 가입하여 활동한 적이 없다민주노동당은 정부가 말하는 자주계열의 통일전선인 전국연합에도 가입한 적이 없다정부는 통합진보당의 일부 당원들이 이러한 사회단체에 가입하여 활동하는 것을 이중적 멤버쉽이라고 부정적으로 낙인찍고 있으나 다른 정당의 경우에도 당원들이 자신들의 경향에 따라 다른 사회단체에 가입 활동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다.
다섯째정부는 민주노동당이 2007년 상설연대체 토론회를 주최한 것이 북한의 통일전선전략을 추종한다는 증거라고 하나 이 토론회는 민주노동당이 상설연대체에 대한 입장을 정하기 전에 개인들의 다양한 의견을 듣는 자리에 불과하였다민주노동당이 원내 소수정당으로서 노동조합과 농민단체 등 진보적인 사회단체들과 함께 연대기구를 구성하여 거대정당을 압박하여 원내 입법활동을 효과적으로 진행하고자 고민하는 것이 문제될 것이 없다대부분은 당원들은 민주노동당이 자신의 정강을 달성하려면 원내 소수정당의 한계를 극복하는 활동을 해야 하고그 연장선에서 다른 사회단체와 연대연합을 해야 한다는 점에 동의하였으나그 구체적인 형태에 대해서는 의견을 달리 하였다.
이날 토론회에서 정0연 등 일부는 민주노동당이 대의기구를 갖춘 통일운동체즉 상설연대체에 적극 결합해야 한다고 주장하였고이에 대해 자주계열 내부에서조차 그럴 경우 다수결에 따른 상설연대체의 결정이 민주노동당의 결정과 충돌할 수 있다는 반론이 제기되었다0수 해방연대 기관지위원장0영 다함께 운영위원0호 평등사회로 전진하는 활동가연대 집행위원장 등 평등계열의 토론자들은 정0연의 주장에 반대하였고 이들은 모두 당내 정파들을 대표하는 당원들이었다평등계열은 대부분 상설연대체를 자주계열이 주도할 수 있다는 염려에서 민주노동당이 대의기구를 지닌 높은 수준의 상설연대체 건설보다는 정책별로 혹은 사안별로 다른 사회단체와 협의하고 공동행동을 하는 낮은 수준의 상설연대체 건설에 나설 것을 주장하였다.
토론 결과 통일전선 혹은 상설연대체에 대한 당 내 의견이 다양하여 하나의 흐름으로 정해질 수 없었으며그 결과 민주노동당이 결합하는 상설연대체 즉 민중연대뿐만 아니라 진보연대는 대의기구를 갖춘 다수결의 회의기구가 아니라 대표자들의 협의기구로 추진되었다.
한편 박0순은 그 당시 민주노동당 당직을 갖고 있지 않았고 이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았으며0희 역시 그날 토론회에 참여한 것이 아니며토론회와 무관하게 작성한 그들의 글이 다른 사람들의 글과 함께 별도의 교양자료에 실린 것일 뿐이다0희는 정당은 합법정당의 기본역할에 충실할 것을 지적하고다만 대중단체나 그 연대연합은 경우에 따라 비합법투쟁도 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이므로정당이 비합법투쟁을 할 것을 주장한 것이 아니다(법무부, 2014:307). 여기서 말하는 비합법투쟁은 말 그대로 법을 준수하지 않는 시민불복종운동으로서 시청료거부운동부당한 집회신고 수리 거부에 대한 연좌항의투표거부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서 주로 정당이 아닌 사회단체가 주최가 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여섯째정부는 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이 추진한 야권연대도 북한식 통일전선전략의 일환이라고 주장하였는데소선거구제에서 소수정당이 선거연합에 나서는 것은 국내외에서 일반적인 현상임에도 정부는 통합진보당에게 좌경의 딱지를 붙이고 동시에 민주당에게 통합진보당과의 선거연합은 종북세력 옹호라며 이념공세를 시도하여 정부여당에게 불리한 야권연대를 방해하였다.
통일전선의 낮은 단계는 정책연합 혹은 선거연합을 포함한다진보대연합이나 연대연합은 사회주의진영은 물론 모든 정치단체에서 논의되는 것으로서 북한식 사회주의와 무관하다민주노동당 대표인 강기갑 의원이 2010년 펴낸 연대와 승리함께 짓는 선거농사: 6.2지방선거 야권단일화 자료집에서 보듯이 2010년 지방선거 야권후보 단일화는 야당들이 한나라당을 견제하고개혁적 정책을 지방자치 차원에서 실현하고자 추진한 것으로서 성남시나 하남시수원시뿐만 아니라 전국에 걸쳐 각 지역이 자발적으로 공동정책을 합의하고 발표하였다.
새세상연구소는 2011년 4월 7일 2012년 19대 총선을 앞두고 백승헌 희망과 대안 공동위원장박일환 민주당 민주정책연구원조성대 한신대 교수 등이 참여한 '실현가능한 야권 선거연합의 조건과 방식토론회를 개최하였으며이 토론회에서 김장민 연구위원은 '선거연합의 정당선거제도 개선방안'이라는 자신의 연구논문을 발표한 바 있는데이는 새세상연구소가 민주노동당의 집권방식으로 다양한 연대연합을 모색하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조국 서울대 교수와 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기자는 2010년 자신들이 저서 진보집권 플랜에서 민주노동당의 2010년 지방선거 야권연대를 높이 평가하면서 진보진영과 개혁진영이 당적에 상관없이 드림팀을 만들어 2012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면서 민주노동당민주당 등 야당과 박원순 등 시민사회단체인사들이 연대 연합할 것을 주장하였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심상정 진보신당 대표는 통합진보당을 창당한 이후 공동대표의 자격으로서 2011년 12월 19일 한겨레21와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들의 정치연합을 "진보의병과 옛 관군이 힘을 합칠 것"이라고 표현하면서 야권과의 정책연대를 통해 "총선선거연대로 정당득표 15와 교섭단체 20석 넘어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12년 총선에서 통합진보당은 민주당 등과의 정책연대를 통해 후보단일화를 전국적으로 추진하였고한겨레21』 등 언론은 "민주·진보 연합군새누리와 맞짱 뜬다"며 큰 관심을 보였고 이는 실제로 큰 효과를 거두었다통합진보당은 2012년 총선에 즈음하여 각 부문의 20여개 단체와 정책연대를 합의하였는바 이 역시 정치연합을 통한 집권전략의 일환이다.
2009년 재보궐선거, 2010년 지방선거, 2012년 총선 등에서 민주노동당통합진보당은 민주당과 선거연합과 정책연대를 하였으며그 결과 야당이 승리하고 정부여당은 패배하였다하지만 2012년 총선 직후 통합진보당에 대한 종북공세가 거세지면서 2012년 대선과 2014년 지방선거에서 통합진보당은 야권연대의 의사가 있었지만 민주당은 종북정당과 협력이라는 이념공세를 피하고자 야권연대 협상을 사실상 거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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