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평가에 대한 10문 10답

1. 민주노총의 정치세력화란? 

-민주노총의 정치세력화란주체로서 정치부대의 형성, 정치교육과 정치투쟁, 강력한 원내정당 건설이다. 민주노총은 엘리트정치인에 의존하는 대리정치를 극복 못했다. 정치위원회가 회의체 수준을 극복하지 못하고 정치실천단은 제대로 구성조차 되지 못해 정치부대 형성에 실패했다. 민주노총은 조합원에 대한 정치교육을 정당에 떠넘겼으며, 정당 역시 독자적인 노동자정치교육을 실시하지 않았다.

-민주노총은 정치투쟁에 있어 민주주의, 반전평화, 통일, 생태 등을 위한 거리투쟁과 양당제 돌파를 위한 정치개혁투쟁을 나름 전개해왔다. 강력한 원내 정당 건설은 민주노동당 창당으로 희망적인 출발을 하였으나 견고한 보수양당제의 장벽을 넘지 못했으며, 이념논쟁, 패권과 분열로 인해 퇴보해왔다.

-민주노총 내부에 정치부대 형성, 정치투쟁과 정치교육 강화라는 목표에 대해 큰 이견은 없다. 다만 기업별 노조 대표자 조직이라는 태생적 한계와 민주노조운동의 쇠락이라는 구조적 한계로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

-민주노동당 이후 정치세력화 논란에서 보듯이 핵심적인 쟁점은 원내정당의 건설에 동의하느냐, 그리고 어떻게 건설하느냐이다.


2. 민주노총 주도의 진보정당이 왜 존재하지 않나?

-1997년부터 2014년까지 존재했던 민주노동당(통합진보당 포함)은 과거 민중당과 달리 총연맹이 주도적으로 만든 진보정당, 소위 민주노총당이다. 민주노동당은 원내교섭단체(20명 의원)를 만들지 못했고, 광역단체장을 배출하지 못했지만 과거 진보정당들 중 대중투쟁과 의회진출에서 가장 큰 성과를 냈다

-하지만 200410명의 의원이 당선된 이후 정파들의 권력투쟁(패권논쟁), 이념대립(종북논쟁), 의석경쟁이 격화돼 2008년 분당됐다

-민주노동당은 2011년 과거 신자유주의세력인 국민참여당, 평등계열의 주류(노회찬, 심상정, 조승수 등)과 함께 통합진보당 창당에 나섰으나 13명의 당선자를 배출하는 과정에서 과거의 대립이 재현되고 특히 의석경쟁이 극단화돼 부정선거 논란을 빚다가 중앙위원회 폭력사태까지 이르러 다시 분당됐다

- 의석경쟁에 밀린 비정파 출마자들은 민주당과의 후보단일화에서 배제 혹은 차별화되자 반발해 민주당에 입당했다

-잔류한 통합진보당은 이석기 의원 사태를 겪으면서 해산 당했으나 그 이후 진보당, 민중민주당으로 재건됐다

-탈당한 노심조는 국민참여당 세력, 일부 자주계열과 함께 현재의 정의당으로 이어졌다

-2008년 분당 당시 진보신당은 노심조가 떠난 후 사회당과의 통합하여 노동당이 됐으나 사회당 지도부는 자신들이 추진하던 당명개정이 부결되자 탈당하여 기본소득당을 창당했다. 노동당은 원외 사회주의정당인 사회변혁노동자당과 통합했다

-녹색당은 독자적인 녹색노선을 고수하나 2020년 민주당 위성정당에 참여하는 당원총투표를 통과시켰으나 민주당 측의 거절로 인해 의석 획득에 실패했다

-현재 민주노총 지지정당은 노동당, 녹색당, 진보당, 정의당이나 이들의 창당이나 운영에 민주노총이 조직적으로 결합한 바가 없어 민주노총의 정치세력화로 보기 힘들다.

 

3. 민주노동당은 실패 혹은 성공 사례인가?

 1) 실패라고 보는 입장

 - 원내교섭단체조차 구성못해 집권가능한 세력이 된 적이 없다

- 패권, 종북논쟁, 정파대결로 분열되고 이석기 의원 사건, 폭력사태까지 일어나 공안탄압을 극복하지 못했다.

- 강력한 원내정당과 산별노조라는 유럽식 양날개론이 한국의 실정에 맞지 않았다.

- 소선거구제 아래서 선거를 통한 의회진출은 민주노동당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다200410명 당선은 노무현 탄핵에 대한 반발에 편승한 것이고 201213명 당선은 민주당과의 전면적인 후보단일화의 결과이다.

-울산북구를 완전히 점령했으나 음식물자원화시설 강행으로 주민의 심판을 받는 등 진보집권모델을 창출하는데 실패했다울산에서 노동자보다는 정파의 리더들이 공직을 차지했다.

- 합법대중정당 노선은 국회의원 배지를 위해 운동의 원칙을 내팽개친 진보정치의 괴물을 만들었다.

- 문제는 단순히 진보정당의 연합 또는 재건이 아니라, "운동정당을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가?"이다. 

 

2) 성공한 사례라고 보는 입장

집권목표에 접근하지 못하고 분당, 해산됐지만 한국적 특수성에선 역사적으로 가장 성공한 원내 진보정당이다.

- 민주노동당은 자본주의의 급속한 발전과정과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80년대 이후 통일운동, 노동운동, 사회주의운동의 주류를 결집시킨 시대적 산물이다.

- 당지도부, 중앙위원, 대의원 등 대의체제에서 민주노총 할당이 공식적으로 25%, 실질적으로 40% 수준을 유지하는 등 인적 물적으로 민주노총당이었다.

- 대공장 남성노동자라는 노동자군대의 쇠퇴, 산업의 고도화에 따른 노동계급의 분화, 저출산고령화 사회, 노동운동과 민주화운동으로의 동기가 약화되는 구조적 조건을 볼 때 민주노동당 수준의 원내 진보정당은 향후 양당제가 완화되지 않는 한 출현하기 힘들다.

- 무상급식, 무상보육, 건강보험의 확대 등 복지정책에 있어 선구적 역할을 했으며, 조선사회민주당과의 공식교류 등 남북교류에도 공헌을 했다.

- 노농빈청학의 전국적인 조직의 배타적 지지를 기반으로 통일연대, 민중연대 등 상설투쟁체와 긴밀히 결합했고, 평택미군기지 투쟁, FTA 투쟁, 비정규투쟁에서 지금은 볼 수 없는 투쟁력을 보여줬다.

- 노동빈청학의 기층 대중조직, 대중적 진보정당, 상설투쟁체라는 민주노동당 모델이 한국사회의 구조적 변화로 인해 쉽지 않지만 아직도 유효한 모델이다.

 

4. 민주노동당과 통합진보당의 정파대결과 그로인한 분당과정은 어땠나?

 - 정파들은 담합에 치중해 당의 의사결정과 선출에서 밑으로부터의 의견 수렴보다는 지도자와 활동가들의 의견을 과다 대표하게 만들었다

-그 결과 공조직이 부실화되고 정파가 상근활동가를 통해 공조직을 사실상 대체했다

-편가르기 정파대결이 표결 결과로 정당화되면서 사안별 합리성, 책임정치가 실종되고 자정능력도 사라졌다

- 이러한 정파구조에서 권영길조차 후반부에 범정파적인 리더십이 약화돼 이후 당대표는 정파의 대표로 위상이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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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주의 원칙상 다수가 절차적 민주주의에 따라 권력을 독점하는 패권은 도덕적으로 비난받을 일이나 패권이 소수파인 평등계열이 분당한 것을 정당화하지 않는다

- 자주계열이 패권을 구조화하는 제도를 의도적으로 만들지 않았다. 1인 다표는 평등계열이 만들었다. 다만 자주계열은 2008년 분당 직전 1인 다표제도를 수정하는 당규개정에 반대했다.

-민주노동당을 탈당한 활동가(정치인 포함)들은 당권파(구 전국연합, 전국회의 계열)이 당직과 공직후보를 장악하는 패권을 부렸고 종북 등 노선 때문에 탈당했다고 주장했다.

-2008년 자주계열이 밀어붙인 권영길 대선후보의 패배에 대한 책임과 당직자 정보를 북에 전달한 일심회 관련 당직자의 제명을 다룬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임시집행부이던 평등계열이 표결에 패배하자 본격적으로 탈당했다

-하지만 한석호, 조승수 등은 임시대의원대회 이전에 탈당과 신당창당을 이미 가시화한 상태였다.

-통합진보당 분당사태는 민주노동당 분당의 재현이지만 부정선거 논란과 민주당과의 전면적인 후보단일화 과정, 분당의 촉발점인 중앙위원회 폭력사태에서 보듯이 의석경쟁이 더 극단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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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자주계열의 패권과 종북을 비난하던 평등계열은 왜 자주계열과 다시 통합했나?

- 소수파인 평등계열은 자신의 분당을 대중에게 정당화하기 위해 패권주의와 친북을 활용했을 뿐이고 실제로 평등계열 엘리트들이 분당한 이유는 소수로 전락해 국회의원이 될 가능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분당과 통합을 되풀이하게 된 근본 원인은 국회의원 당선가능성 즉 의회주의 몰입이다. 패권주의 친북 등은 분당과 통합을 반복해 온 의회주의 몰입을 대중들에게 정당화하는 하위 명분이다.

-노심조는 민주노동당은 종북정당으로 낙인돼 자신들이 신당을 창당하면 2008년 총선에서 성공할 것이라고 봤으나 신당은 의석 획득에 실패하고 잔류 민주노동당은 5석을 얻었다.

-2008년 광우병 시위 이후 진보정당과 민주당의 공동투쟁이 형성되고 2009년 보궐선거, 2010년 지방선거 이후 야권단일후보가 연달아 승리하면서 노심조의 진보신당도 진보재결합, 민주당과의 후보단일화에 주력하게 됐다. 즉 민주당과의 선거연합은 자주계열만의 문제가 아니다

-고립돼 독자노선을 유지할 수밖에 없었던 민주노동당 당권파 역시 의석 확대를 위해 진보재결합과 민주당과의 후보단일화에 주력하면서 구 민주노동당 세력들의 재결합에 대한 이해관계가 접근하게 됐다.

 민주노동당의 의회주의 몰입을 자세히 보려면 누르세요.

6. 선 진보대통합, 후 선택적 야권연대의 민주노동당 선거방침은 어떻게 망가졌나

 -민주노동당은 2009년과 2011년 정책대의원대회를 통해 진보재결합을 전략적인 조직방침으로 정하고 진보대통합의 힘으로 민주당과 힘 있는 선거연합을 제한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민주노동당 당권파(경기도와 광주전남 세력의 연합)는 민주당과의 선거연합의 판을 키우고 연립정부 구상까지 가지면서 유시민의 국민참여당까지 포함된 대통합을 강행했고 이에 민주노총은 대통합에서 이탈했으며, 노심조는 마지못해 동의해 통합진보당이 창당됐다

-유시민은 2012년 대선에서 진보정당 후보 사퇴와 민주당 후보를 단일후보로 만들기 위해서 즉 야권연대 차원에서 대통합에 동조했다. 실제로 이정희와 심상정은 대선을 완주하지 않아 문재인이 단일후보가 됐다.

-통합진보당은 국민참여당과의 통합으로 진보대통합 원칙을 훼손한 후 민주당과 전국적인 무차별적인 총선 후보단일화를 추진했다

- 전국을 통합진보당 단독후보, 민주당 단독후보, 양당의 경선 후보 선거구로 나눴는데, 야권단일후보가 될 경우 당선가능성이 매우 높아 여론조사, 당원투표, 시민경선 과정에서 과열, 부실선거, 부정선거가 난무했다

-결국 비상식적인 의석경쟁과 부정선거 책임에 대한 정파대결, 당권대결, 폭력사태로 다시 분당됐다.

분당과 통합과정에서 민주노총의 역할 실패를 보려면 누르세요

7. 현재의 진보정당들은 왜 민주노총 대표정당이 될 수 없나?

 -정의당은 애초 국민참여당, 노심조, 인천연합, 일부 민주노총 진영 등 다양한 통합진보당 탈당세력이 모여 정체성이 모호했고 유일한 원내정당이었지만 노동중심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진보당은 당세가 확장되고 있으나 진보정치와 민주노총 내에서 패권세력으로 비난받고 있으며, 과거 사태에 대한 조직적 성찰이 없으며, 이석기 의원 사건으로 정치적으로 고립돼 있어 독자적으로 원내정당으로 성장하기 힘들다.

-노동당은 대중투쟁이나 득표 면에서 유의미한 세력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녹색당은 2020년 당원총투표를 통해 민주당 위성정당 참여를 결정한 것에서 보듯이 노동 중심성이 약하며 역시 유의미한 세력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8. 진보정당들과 활동가 당원들은 진보정당 통합에 소극적인데 왜 일반 조합원들은 선거에서 하나의 지지정당을 요구하는가?

- 2차례 분당과 폭력사태를 경험한 활동가 수준에서 정서적으로 통합을 수용하기 힘들다. 분당의 원인인 패권과 노선대립이 이후에도 해결되기 어렵다고 본다.

-일반 조합원들은 구체적인 경험이 없어 트라우마가 없고, 단지 자신들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완화시켜 줄 정치적 대변자가 필요할 뿐이다

- 이를테면 과거 민주연합노조 사례에서 보듯이 구청노동자의 경우 기초의원 한명만 있더라도 노동조건 개선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민주노동당 경험이다

-국회에 노동자를 대변하는 원내정당이 있다면 전체 노동계급의 요구사항을 지금보다 더 많이 관철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즉 일반 조합원은 현실적인 요구가 먼저이고, 패권이나 노선대립 특히 의석경쟁은 실감되지 않으므로 활동가들과 달리 이런 부작용들을 통합 혹은 연합의 걸림돌로 생각하지 않는다.

 

9. 통합이 아니라도 진보정당들의 연합이 왜 한국에서 어려운가?

- 보수양당들이 돌아가면서 권력을 독점하기 위해 소선거구제를 유지하는 한편 소수세력의 연합을 막기 위해 이중당적 금지 등 각종 정당법, 선거법 독소조항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노총이 제안하는 선거연합 정당은 이러한 제도장벽을 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서 이중당적 문제 때문에 탈당하여 새로운 정당을 만들자는 것이다.


10. 다른 나라들은 총연맹과 원내 진보정당들의 관계가 어땠나?

 - 민주노동당뿐만 아니라 독일사민당, 프랑스사회당, 영국노동당 등 발전한 자본주의 국가의 노동자당들은 민중정당, 국민정당으로 나아가면서 이념적 조직적 분화, 창당강령의 포기, 의회주의 몰입과 부르주아정당과의 연대라는 보편성을 보여준다.

서유럽과 민주노동당의 유사성을 자세히 보려면 누르세요.

- 민주노동당은 노동자표를 결집하기도 전에 민주당과의 전면적인 선거연합 등 의회주의와 우경화로 나갔다. 민주노동당 역시 서구 정당의 100년 역사를 십수년만에 재현했다. 즉 유사성을 보인다

-민주노동당이 조로화된 것은 한반도 냉전과 분단으로 인해 국민국가를 완성하지 못함으로써 노동자당이 아니라 민중정당으로 출발해 서구보다 더 빨리 국민정당화(의회주의)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또한 엔엘과 피디라는 전근대적인 정파 대결이 지속됐고, 국가보안법과 정당해산에서 보듯이 부르주아국가가 노동계급에 대해 제한적인 포섭전략을 행사했기 때문이다.

민주노동당의 특수성을 자세히 보려면 누르세요.

 - 서유럽의 원내 진보정당은 집권, 혹은 원내 다수당이 될 때까지 총연맹과 밀접한 관계를 맺었다. 집권을 위해 의회주의와 우경화로 나서 노동자뿐만 아니라 몰계급적인 득표를 구걸하고 집권 후 국민의 이익을 대변한다면서 총연맹에게 고통분담을 요구했기 때문에 총연맹과의 관계는 점차 멀어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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