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이 남에게 전술핵무기를 쏠 수 있다?

1. 핵무기에 대한 이해


1) 전략핵무기는 단 한발을 맞더라도 3-4백만의 아군과 적군의 민간인까지 모두 같이 공멸하는 무기이다. 내가 한 발도 안 맞고 상대방의 모든 핵무기를 단 한 번의 공격으로 제거해야 한다. 냉전 시대 미국과 소련은 핵탄두를 각각 2만 ~2만 5천개를 가졌고 단 한번으로 공격으로 상대방과 그 동맹국의 핵무기 및 식별이 의심스런 가짜 핵무기까지 제거하고자 했다. 미국의 입장에서 하늘, 땅, 바다 속에 24시간 발사체계를 갖추고 선제공격의 경우 소련의 발사 징후가 보이면 1500발을 한꺼번에 발사하도록 돼 있다. 소련에게 선제공격을 당했을 때 핵 무력의 1/3이 살아남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보복으로 남은 모든 핵을 발사하도록 돼 있다. 이런 공멸의 법칙으로 미소간에 핵전쟁은 일어날 수 없었다. 

실제로 미국의 핵미사일 1발이 소련을 향해 날아오고 있다는 경보가 울렸으나 소련의 방공사령관이 모스크바에 보고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핵전쟁에서 보복을 고려할 때 1발을 쏘는 바보는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략핵무기는 쓰려고 만드는 것이 아니라 공포용으로 만드는 방어용이다. 헨리키신저는 핵무기와 대외정책이라는 논문에서 전략핵무기를 지닌 국가는 모든 나라와 불가침조약을 맺은 것과 같다는 평가를 했다. 오늘날 미국과 러시아는 발사 가능한 핵탄두를 1500개 내외로 배치하고 있으며, 전쟁억지력을 지니려면 수소폭탄급이라도 미국에 대해서 최소 400여기를 배치해야 한다. 중국, 북이 10년 내 그 정도 비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상대방의 선제공격에 보복용 핵무기를 보전하려면 핵잠수함을 보유해야 한다. 


2) 전술핵무기의 등장과 퇴장


핵무기의 파괴력은 재래식 무기와 비교가 안 된다. 따라서 전투의 효율성을 고려해 실전에 쓸 수 있는 소규모 전술핵무기가 미소에 의해 개발됐다. 첫째 미소는 재래식 무장도 최강이라서 비핵무장국가에서 전술핵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둘째 미소간에 전술핵을 사용하면 점점 더 큰 전술핵을 사용하고 결국 보복전으로 이어져 전술핵은 전략핵을 불러온다. 이는 공포용이라는 전략핵무기의 존재가치를 상실케 한다. 결국 미소는 서로에게 단 한번도 전술핵을 사용하지 않았으며, 전술핵의 이러한 위험성을 인식하고 점차 폐기하고 최소부분만 보유하게 됐다.


2. 북의 남에 대한 핵무기 사용가능성


전술핵무기로 주요 지휘부, 군사시설, 발전소 등을 공격하면 미국이 핵무기로 반격하지 않는 한 남은 전투의지를 상실하기 때문에 자기 이웃에 전략핵무기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전략핵무기는 멸망시키는 무기이지 점령하거나 통일하려는 무기가 아니기 때문이다. 북의 전술핵무기에 미국의 전술핵무기로 대응하느냐는 북의 전략핵무기 능력에 달려 있다. 북이 최소 200여기 핵무기를 지하, 바다 속에 숨겨 놓고 미국의 대량공격에 그 중 몇 발이라도 살아남아 미국 도시를 공격할 수 있다면 미국은 북에 대해 전술핵무기도 사용하지 못한다. 미국의 최대 우방인 프랑스와 영국도 미국이 파리나 런던을 소련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뉴욕이나 LA를 포기하지 못한다고 봤다. 서울을 보호하려고 북에 전략핵무기를 사용할 수 없다. 

미국이 전략핵무기 전쟁을 두려워해 북에 대한 전술핵무기로 보복을 못한다면 북의 입장에선 재래식 무장이 뛰어난 남에게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군사적 이익이 있다. 북은 전술핵무기를 사용하여 전투에서 승리하지만 무력으로 남을 점령할 수 없다. 전술핵무기로 남의 월등한 재래식 무장능력을 전부 무력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점령이 가능하려면 육해군 즉 재래식 전력이 비슷해야 하기 때문이다. 남의 전투의지를 꺾고, 본때를 보여주고, 북 자신의 안위를 지킬 수 있을 뿐이다. 전술핵무기를 개발하는 단계에 이르자 북이 같은 동포에게 핵을 사용하지 않겠다는 과거의 입장을 번복한 것이다. 


3. 어떤 전술핵무기를 사용할 것인가?


러시아, 중국, 미국에게 전략핵무기 전쟁을 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확신시킬 수 있을 정도의 소형이어야 한다. 도심 등 대량살상이 발생하여 민족 내부의 비판, 국제사회의 비판을 최소화시켜야 한다. 남을 점령해 통치할 수 있는 능력이 없는 반면 남 역시 북에 대해 재래식 무기로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전면전 의사가 없다는 정도의 피해를 줘야 한다. 한마디로 우리가 진짜 핵무기를 가졌고, 핵무기란 이런 것이니 까불지 말라의 수준이 돼야 한다. 결국 연평도 등 중화기 밀집지역 외 접경지역, 수백 명의 중형금 함정, 인명피해가 적은 상징적인 군사시설 등이 목표물이 될 수 있다. 결국 핵무기를 고성능의 재래식 무기 수준으로 최소화하여 재래식 무장의 열세를 극복하는 것이 남에 대한 중요한 군사목표이다. 


4. 실전에 사용가능한 최소형 핵무기


폭발이 일어날 수 있는 핵물질의 최소질량은 우라늄 235는 최소 15킬로로 직경 15센티, 풀루토늄 239는 최소 10킬로로 직경 10센티이며, 이론적으로 더 높은 수준의 기술을 확보하여 다른 핵물질을 사용하면 조금 더 변할 수 있다. 미국이 1962년 실전배치한 핵탄두 W54(Mark 54 or B54)가 플루토늄 239를 사용한 가장 최소형이다. 


155미리 포탄용 핵탄두

파괴력은 TNT 10톤까지 낮출 수 있다. 히로시마 원폭 15kt의 1/1500 정도의 소규모로서 폭발력이나 방사능 피해가 인근에 있는 아군에게도 우려할 정도가 아니다. 이걸 특수부대가 주요시설 파괴용으로 배낭에 넣거나 지뢰, 어뢰로 만들거나 155미리 이상 포탄으로 만들 수 있으며 무반동포 데이비 크로켓(M28, M29 Davy Crockett Weapon System)처럼 지프에 장착할 수도 있다. 남에도 이걸 포함하여 다양한 전술핵무기가 배치된 바 있다. 


2023년 3월에 공개한 전술핵탄두 화산 31은 직경 50센티, 길이 90센티, 500kg으로서 5kt의 폭발력으로 추정된다. 북은 ⟪화산-31⟫을 탑재할 수 있는 무기체계들도 동시에 공개했다. 해당 무기체계는 8종으로, 탄도미사일 5종, 순항미사일 2종, 그리고 수중공격무인정(해일) 1종이다.

이중 ⟪화성포-11라⟫ 신형전술유도무기와 600mm 초대형 방사포는 전방에 한정된 전술목표를 타격하는 반면, KN-23과 KN-24, ⟪화살⟫ 계열의 순항미사일, ⟪해일-1⟫ 수중무인공격정은 후방의 전략목표가 타격대상이다. 전부 유도기능, 변칙기동 기능을 구비한 것으로 알려져 정확도와 요격회피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이 규모는 전면전 상황에서 지휘부, 공군부대 등 상당한 타격을 위한 것이므로 국지전이나 우발적 충돌에서도 사용할 수 있는 엄포용 전술핵이라면 이보다 더 소형화해야 한다. 북이 냉전시대 미소 수준으로 핵탄두를 소형화했는지 현재로선 알 수가 없다. 


https://www.youtube.com/watch?v=tLEAuapfwH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