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구성체로서 제국주의

마르크스부터 우크라이나 전쟁까지 자본주의 제국주의론 2

마르크스는 1846년 『독일 이데올로기』에서 '토대' 및 '상부 구조', '사회 형태'(Gesellschaftsform)라는 개념을 사용하는 등 사적 유물론을 정식화했다. 특히 사회적 의식은 사회적 존재를 반영한다면서 사회적 존재 중심의 변증법을 전개한다. 마르크스는 1852년 『루이 보나파르트의 브뤼메르 18일』에서 '사회구성체'(Gesellschaftsformation)라는 개념을 처음으로 사용하였다. 마르크스는 1857년 『정치경제학 비판을 위하여』 '서문'에서 토대 및 상부 구조로 구성된 '사회 구성체' 또는 '경제적 사회 구성체'라는 개념을 정립시켰다. '서문'에 따르면, 생산양식은 역사적 형성물인 사회의 경제구조, 즉 실재적 토대이며, 그 상층의 사회적 심급(사회적 의식 형태들)과 정치 · 법 등의 이데올로기 심급으로 이루어지는 상부구조를 조건 짓는다. 이러한 토대와 상부구조의 복합체가 '사회구성체'이다. 이 개념은 자본가적 생산양식의 경제적 심급의 규정성을 중시한 경우에는 "경제적 사회구성체"라고 말해진다. 

따라서 마르크스의 경제적 사회구성체 개념에는 두 가지 규정이 있다. 첫째로, 상부구조와 하부구조를 포함한 전체, 즉 경제적 사회구성체와 생산양식을 동일시하는 견해이다. 사회구성체의 토대는 생산력과 생산관계를 포함한 생산양식, 물질적 토대로서 시민사회(경제생활) 등이다. 토대를 반영한 상부구조는 사회적 의식, 법과 국가 등을 포함한 사회제도 등이다. 마르크스는  생산력과 생산관계의 관계를 생산양식으로 파악했으며, 『정치경제학 비판 요강』에서  아시아(고대), 로마, 게르만적 생산양식을 소개하고 있다. 생산양식 안에서 생산력 중심의 변증법적 상호작용이 발전한다. 생산력은 자연적 구속과 자연법칙에 맞선 과학의 역사이자, 생산을 위한 분업과 협업 등 인적 결합의 고도화 과정이다. 사회구성체의 발전단계는 생산력의 발전에 따라 잉여생산물에 대한 사적 소유가 발생하는 원시공동체가 출발점이다. 이후 과학기술 등 생산정의 발전에 따라 생산력에서 가장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인간의 노동력, 토지의 지력, 기계(자본)의 생산력으로 변화 발전해왔다. 원시공동체, 고대노예제, 중세봉건(농노제), 근대자본제(노동자), 공산주의(무계급사회) 등 사회구성체 5단계는 소련시절에 정식화됐다. 

둘째로, 지배적 생산양식과 종속적 생산양식들의 중층적인 접합관계로 이루어진 전체를 경제적 사회구성체라고 부르는 견해이다. 하나의 사회구성체에는 주된 생산양식 이외에도 낡은 생산양식과 새로운 생산양식이존재할 수 있다. 마르크스 시대에도 중심에는 영국의 자본제가 주변에는 동유럽의 농노제, 미국의 노예제, 심지어 아프리카의 원시공산제가 혼재돼 있었다. 인도와 아메리카 등 주변 사회는 중심의 자본에 의해 세계자본주의 체계로 편입되기 이전에는 몇몇 기존의 생산양식(공동체, 지주제, 수공업, 자영업 등)이 자연스러운 사회적 분업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영국 자본은 증권투자 형태의 직접투자를 통해 주변사회를 자신의 대공업을 위한 원료공급지 및 세계시장으로서 복속시켰고 그 결과 주변 사회의 분업관계는 파괴됐다. 이제 세계자본주의는 영국 자본에 의한 식민지 인도로 대표되는 아시아적 생산양식, 미국의 노예제 면화 플랜테이션 생산양식, 기타 지역의 봉건적, 영주제적 생산양식이 새로운 분업체제라는 중층적 구조를 지니게 됐다. 

마르크스는 1848년 『공산당선언』에서 역사를 계급투쟁의 역사, 지배계급과 피지배계급의 투쟁의 역사로 보았으며, 이는 민중 중심의 역사관이다. 마르크스의 역사적 유물론에 따르면 생산력과 생산관계의 모순에 따라 주로 소유관계를 둘러 싼 계급들 사이의 투쟁이 전개되고 그 결과에 따라 원시공동체부터 시작하여 고대노예제 및 아시아적 생산양식, 봉건제, 자본제 등 다양한 생산양식이 출현하였다. 그 이후 인류의 역사는 노예, 농노, 노동자의 해방의 역사이며 이는 주로 소유와 계급 관계 등 각 계급의 경제적 이해관계의 대립으로 인한 투쟁의 역사이다. 이러한 생산양식에 부응한 상부구조가 결합하여 사회구성체도 발전해왔다. 

『자본론』에 따르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신분적 관계는 소멸하고 사회적 관계는 생산력과 생산수단의 소유관계로 결정되기 때문에 인간관계는 물화된다. 마르크스에 따르면 자본주의사회에 이르러 생산수단에 대한 사적 소유와 그로 인한 임노동이라는 생산관계가 공동체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생산력을 더 이상 감당하지 못하게 된다. 결국 사회적 생산력에 부응하는 사회적 집단적 소유관계를 실현해야 한다는 사회다수의 동의 아래 임노동을 폐지하려는 노동자들이 생산수단과 생산과정, 생산관계, 이에 부응하는 국가권력을 장악함으로써 사회주의혁명이 시작된다. 국가권력을 장악한 노동계급이 부르주아국가를 해체하고 노동자국가를 세워 법과 제도 등 상부구조에 남아 있는 낡은 부르주아의 이데올로기의 흔적을 지우고 사회적 생산력을 증대시키면서 노동자국가마저 소멸해가는 공산주의단계를 준비하게 된다. 

낡은 사회구성체는 자신의 성숙함을 만개한 후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불은 소재, 산소, 불씨, 혁명은 내부 모순, 외부적 조건, 인간의 행동). 각국에서 사회주의혁명이 발생하려면 그 나라에서 새로운 사회적 생산력이 낡은 사적 생산관계를 전복하고 그에 부응하는 권력관계를 창출하려는 사회구성체 내의 모순이 첨예화되어야 한다. 따라서 사회구성체의 성격을 규명하는 것이 각국에서 혁명 전략을 수립하는데 있어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모든 자본은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른 자본을 흡수해 집중하거나 자신의 이윤을 재투자해 집적(축적)하려는 성향을 지닌다. 이러한 자본주의 사회는 이윤창출능력에 의해 지배되며 상업자본, 공장자본, 금융자본의 순서대로 그 비중이 높아졌다. 자본의 집중과 집적의 수준도 금융자본에 이르러 가장 고도화됐다. 오늘날 금융자본이야 말로 진정한 독점자본이라고 볼 수 있다. 레닌에 따르면 제국주의는 자본주의의 최고단계, 최종단계로서 그 실체는 독점자본주의이다. 제국주의는 사회구성체로서 자본주의의 한 유형이다. 제국주의의 생산양식은 세계적 분업, 상부구조는 세계분업을 강제하는 군사적 정치적 사회문화적 세계질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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