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명백한 운명
제임스 매디슨 대통령(1809년 ~ 1817년) 당시 민주공화당의 팽창주의자들이 명백한 운명 혹은 팽창의 천명을 널리 주장하였다. 주로 태평양 연안 즉 서부로의 팽창을 의미하므로 "Go West"라는 구호로 통한다. 미국의 건국의 아버지들은 기독교와 미국식 자유와 민주주의를 확산하는 국가를 옹호하였다. 매사추세츠 식민지의 주지사 존 윈스럽은 자신의 식민지는 신의 부름에 따른 언덕 위의 도시로서 바깥 세계에 자유와 신을 숭배하는 사회가 어떤 것인지를 보여주고 있으며, 더 많은 사람이 신의 나라에 참여하도록 미국이 모든 북미 대륙을 차지하는 것은 신성한 임무(divine imperative)라고 주장했다.
명백한 운명에 따르면 미국은 북미 전체를 점령하여 미국식으로 개발 발전시킬 사명을 신으로부터 부여 받았으므로 인디언과 멕시코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영토 팽창과 영토 약탈은 불가피하였다. 정치인들은 자격 있는 모든 국민은 북미대륙에서 민주적인 자치정부를 꾸릴 수 있는 권리가 있으므로 증가하는 국민에 부응하여 영토 확장이 필요하다고 국민들을 설득하였고, 국민들 역시 이에 동조하였다. 하지만 이러한 권리를 가진 국민은 유럽계 백인을 의미하지, 인디언, 흑인, 중남미 유색인종을 의미하지 않았다. 따라서 명백한 운명은 인종적 차별에 근거하여 인디언과 유색인종에 대한 학살과 학대를 정당화하였다. 미국의 영토가 서부로 팽창함에 따라 눈물의 길(Trail of Tears)이 보여주듯이 원주민들과 멕시코인들은 학살당하거나 쫓겨났다.
1823년 먼로 독트린 역시 이러한 명백한 운명에 의해 도덕적으로 종교적으로 포장된 것을오 봐야 한다. 멕시코, 캐나다와 영토분쟁을 하던 1845년 저널리스트 존 오설리번(John O'Sullivan)은 매년 증가하는 수백만 명의 이주민을 위해 미국의 영토가 대륙 전체로 팽창하는 것은 신이 베풀어 주신 자유로운 발전으로서 우리의 명백한 운명이라고 주장하였다. 같은 해 제임스 K. 포크 대통령(1845년 ~ 1849)은 의회 서신을 통해 먼로 독트린의 강화와 영토의 서부 팽창을 강조하였다.
1844년 대선에서 텍사스의 연방 편입 등 영토 확장이 쟁점이 되었다. 민주당 후보들은 대부분 영토 확장 논란을 피해갔으나 포크는 태평양 출구인 캘리포니아까지 영토를 확장하기 위해 텍사스의 연방 편입과 오리건의 점령 및 캘리포니아 매입을 공개적으로 주장하였다. 여론이 영토 확장으로 기울어지자 잭슨 대통령이 미국의 명백한 운명을 위해 영토 확장이 필요하며, 이를 추진할 수 있는 민주당 후보가 필요하다며 사실상 포크를 지지하였다. 포크 대통령은 미국의 제도가 미국 영토의 한계까지 확대되어야 하며, 그에 따라 연방 자체가 더욱 강력해질 것이라고 보았다.
명백한 운명에 따라 미국은 독립전쟁과 1812년 전쟁에서 같은 엥글로섹슨 식민지인 캐나다를 합병하려고 침공하였지만 실패하였다.
(2) 루이지애나의 구입
미국의 영토 중 독립 당시 영국의 식민지였던 동부 해안의 13개 지역을 제외하면 나머지 미국의 영토는 미국이 독립 이후 대부분 인디언이나 스페인 혹은 멕시코로부터 전쟁을 통해 빼앗거나 헐값에 사들인 것이다. 미국의 50개 주는 이러한 영토들이 다시 분할되어 형성되었다.
1792년과1796년 미국의 주로 편입된 켄터키주와 테네시주는 트랜실베이니아 회사가 1775년 체로키 족으로부터 매입한 지역을 기반으로 하였다. 1851년 수 족들은 미시시피 강의 서부에 있는 지금의 미네소타 지역을 포기하는 조약을 맺었다.
미국은 국가를 발전시키려면 인구가 많아야 하고, 인구가 많으려면 영토를 확장해야 하였다. 남북전쟁 당시 1862년 미국 정부는 이른바 자영농지법(Homestead Act)을 통해 5년간 일정 지역에 거주하여 개척을 한 이민자 등에게 160에이커의 토지를 무상으로 분배하였다. 단지 6개월만 거주한 이민자들도 160에이커의 토지를 1에이커에 1달러 25센트의 염가로 구입할 수 있었다. 이 법률에 의하여 1883년까지 약 2300만 에이커의 토지가 분배되었으며, 서부 지역에 주민이 급증하였다. 그 결과 동부의 산업자본이 서부까지 진출할 수 있는 물적 인적 토대가 마련되었다.
서부는 해안을 제외하면 농사를 지을만한 땅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목장이 많이 세워졌다. 영토를 잃은 인디언들과 주민들이 유혈 충돌을 하였고 미국 정부가 직접 인디언들을 학살하거나 강제로 이주시켰다. 서부에 먼저 자리 잡은 대규모 목장들과 나중에 이주해 온 소규모 목장 그리고 자영농 사이에 분쟁도 끊이지 않았다. 1892년 존슨 군(County) 주변의 대규모 농장들이 사병을 고용하여 소규모 목장들과 농민들이 주로 거주하고 있는 존슨 군을 공격하여 다수의 주민을 학살하였다. 초반에는 지주들이 자신의 땅을 지키기 위해 반란을 진압한 것으로 정당화되었으나 결국은 정부의 기병대가 출동하여 학살과 무력충돌을 중단시켰다.
프랑스혁명이 나자 혁명 전부터 프랑스의 무역제한에 불만을 가진 아이티의 백인 농장주들은 독립을 주장하였다. 아이티의 흑인 노예들은 백인 농장주의 독립운동에 대응하여 프랑스 왕당파와 영국인들과 동맹을 맺었다. 프랑스 혁명 당시 1790년 프랑스의 제헌국민의회가 도입한 보통선거를 경험한 흑인인 오제 등은 아이티로 돌아와 흑인에 대한 투표권을 주장하였지만 아이티 식민지의 총독은 이를 거부하였다. 반란을 일으킨 오제는 처형당하였지만 1791년 노예반란이 다시 일어났다. 흑인 노예 투생의 지도로 반란이 성공하여 프랑스와 영국 원정대, 그리고 미국의 지원을 분쇄하고 1801년 노예가 해방되었다.
투생은 공화국을 세웠지만 나폴레옹이 대규모 원정대를 보내자 프랑스에 투항하였고 1803년 프랑스 감옥에서 사망하였다. 1801년 투생은 생도맹그 헌법을 시행하여 자치 정부를 만들기로 하고, 투생 자신이 종신총독이 될 것을 결의했다. 나폴레옹은 투생을 수익 나는 식민지인 생도맹그를 탈환하는데 장애가 되는 인물로 간주했다. 투생은 남아있는 군대를 이끌고 프랑스군에 투항하면 자유를 보장받을 수 있다고 들었다. 1802년 5월 투생은 투항에 동의를 했지만, 이것은 거짓 계략이었고, 결국 잡혀서 배를 타고 프랑스로 이감되어 유태인 요새에 수감되어 있다가 이듬해 1803년에 사망하게 된다. 하지만 다시 흑인 노예들이 반란을 일으켰고 나폴레옹의 군대는 황열병, 영국의 해안봉쇄 등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였다. 결국 나폴레옹은 아이티를 사실상 포기하게 되고 나아가 아메리카 전체의 식민지에서 후퇴하는 결정을 한다. 프랑스는 거액의 배상금에 대한 대가로 1834년 아이티를 독립 국가로 공식 인정했다. 미국이 아이티를 인정한 것은 1862년의 일이었다. 영국은 아이티 혁명에 자극받아 1807년 노예무역을 공식적으로 폐지하였다.
한편 남부의 농작물들이 북부로 이동하려면 미시시피 강을 통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프랑스가 지배하는 루이지애나 지역의 뉴올리언스를 통행료를 주고 통과했어야 했다. 토머스 제퍼슨 대통령은 사절단을 나폴레옹에게 보내 매입 협상을 하도록 하였다. 아이티에서 손을 떼게 된 나폴레옹은 전체 아메리카에서 철수하기를 바랐는데 아이티 혁명을 진압하는데 도움을 준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1803년 나폴레옹은 루이지애나를 미국에 약 1천 5백만 달러에 매각하였다.
(3) 플로리다의 병합과 구입
플로리다와 조지아에 살던 세미놀족 일파인 크릭족들은 스페인의 정벌로 인구수가 급감하였으나 그 일부가 살아남았다. 7년 전쟁 이후 영국은 스페인에게 플로리다를 양도받았다. 영국이 분할한 동서 플로리다는 미국 독립 전쟁 동안 영국 편을 들었는데, 크릭족들 역시 영국군의 징집에 의해 미국인을 습격하곤 하였다. 영국은 이 지역에 있는 탈주한 흑인 노예들에게 노예 해방을 약속하며 세미놀 족들과 함께 미국을 공격하도록 하였다. 미국 독립 이후에도 미군과 크릭졸들은 간헐적으로 충돌하였다.
독립전쟁에서 프랑스와 함께 미국 편을 든 스페인은 동서 플로리다를 영국으로부터 돌려받았다. 하지만 동서 플로리다에 이미 많은 미국인들이 이주하여 미국과 스페인 사이에 군사적 충돌이 빈번하였다. 미국은 서부로 진출하여 태평양에 도달하고자 플로리다를 복속하고 싶었다. 하지만 스페인은 플로리다를 구매하겠다는 미국의 오랜 요청을 거부해 왔다. 미국과 영국의 개척자들이 서 플로리다 지역에서 1810년에는 스페인에 대한 반란을 일으켜 서플로리다 공화국을 세웠으나 제임스 매디슨 미국 대통령에 의해 미국에 강제로 병합되었다.
1812년 미국과 영국 전쟁 당시 영국은 크릭족들과 도망노예에게 무기를 공급하여 미국을 공격하도록 하였다. 1814년 조지아 주에서 미군에 쫒긴 크릭졸 일부가 스페인령 동부 플로리다로 이주하였다. 이들은 종종 조지아 주로 건너와 미국인들을 공격하였다. 1818년 미국 잭슨 대통령은 플로리다의 세미놀족들이 조지아의 미국인을 약탈하는 것을 스페인이 통제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세미놀족 정벌을 핑계로 정규군을 동원하여 동부 플로리다를 침공하였다. 미국은 자신들을 공격한 도망노예를 징벌한다는 핑계도 활용하였다.
스페인은 이 지역에서 무력분쟁에 시달리었기 때문에 세미놀족을 통제하거나 미국과 전쟁할 처지가 못되었다. 또한 미국의 배후에서 지원하는 플로리다 이주민들의 독립요구도 진압할 수 없었다. 미국이 동부 플로리다를 실질적으로 지배하게 되자 스페인은 영국에 미국을 견제할 것을 요청하였으나 거절당하였다. 결국 스페인은 미국이 스페인령 중남미 식민지의 독립운동을 지지하지 않을 것을 반대급부로 기대하면서 1819년 이 지역을 500만 달러에 미국에 파는 조약에 동의하였다. 조약은 미국의 국무부 장관 존 퀸시 애덤스와 스페인의 외교부 장관 루이스 데 오니스 사이에 이루어졌으며 이를 《1819년 대륙 횡단 조약》 또는 《플로리다 구매 조약》이라고 부른다. 이때 미국 상원 일부는 스페인에게 텍사스도 포기할 것을 요구하였지만 상원에서 이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4) 오리건 주의 편입
최초로 오리건 지역에 발을 들여놓았던 미국인은 농부가 아니라 인디언과 교역을 원하던 모피 상인이었다. 이들은 서부 개척으로 비버 모피 수요가 급증하자 직접 비버 사냥에 나서 비버 수가 급감하고 이들과 경쟁해야 하는 인디언들은 몰락하였다.
미국 독립 이후 오리건 주가 자신의 소유라고 영국, 미국, 스페인, 러시아 4개국이 분쟁을 벌였다. 1824년과 1825년 영국과 미국의 조약들로 러시아는 54 위도 40의 남쪽에 자신들의 이득을 포기하고, 조약에 따라 스페인은 오리건의 현재 남부 경계선인 54 위도의 북쪽을 포기하였다. 영국과 미국은 경계선에 동의하지 못하였다. 그들은 1818년 영미회담 이후 오리건은 미국과 영국이 공동으로 관리하였으며, 양국의 시민들이 지방에 여행하여 정착하는 것을 허락한 조약을 맺었다. 1844년 민주당 강령은 오리건 전역을 미국 영토로 규정하고 있었다. 영국이 미국 대통령 제임스 K. 포크의 북위 49 도선에 평행하게 경계를 설정한다는 의사 표시를 거절한 뒤 미국의 확장주의자들은 “54도 40분이 아니면 전쟁이다”(54° 40' or Fight)라고 주장하였다. 이 위도는 당시 러시아가 지배하였던 알래스카의 최남단부가 되므로 확장주의자들은 주장은 캐나다의 태평양 연안 전부를 미국 영토로 하려는 것이었다. 최소 49도 이남 밴쿠버는 미국령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일부 의견도 있었으나 1846년 밴쿠버 섬 전체를 캐나다 땅으로 인정하고 위도 49도선을 기준으로 영토를 정하는 오리건조약을 맺었다.
영국은 1846년에서 1872년까지 미국과 조약의 애매함 때문에 샌환 제도에 대해 공동 점령을 주장하였다. 1872년 중재로 인해 이 영토는 완전히 미국의 영토로 편입될 수 있었다.
(5) 텍사스주 병합과 뉴멕시코 강탈
미국의 첫 번째 대규모 제국주의 전쟁은 멕시코 전쟁(1846-1848년)이다. 텍사스 지역은 멕시코의 영토였으나 나폴레옹의 중남미 진출 이후 멕시코의 정치 불안을 틈타 미국인들이 대거 이주하였다. 멕시코는 미국인의 이주를 금지하였으나 급증한 이민자들과 협상하여 스페인어와 가톨릭 개종을 조건으로 토지를 불하해주었다. 하지만 미국인이 늘어나면서 멕시코인들과 분쟁이 빈번하였고 이는 당연히 멕시코와 미국의 갈등 요인이 되었다. 이에 미국은 텍사스 매입을 원하였지만 멕시코는 거부하였다. 멕시코의 정치혼란이 극심해진 틈을 이용하여 텍사스의 미국인들은 1836년 멕시코로부터 반란을 일으켜 텍사스 공화국으로 독립하였다. 텍사스 공화국 내부에서 독립파와 미국 연방합류파가 갈등하였으나 연방합류파가 승리하여 미국의 1개 주로 합류하기로 하고, 미국은 이를 환영하였다. 이들은 바로 미국에게 자신들의 공화국을 미국에 편입시켜줄 것을 요구하였다. 미국 대통령 제임스 포크(1845-1849년)는 태평양까지 진출하기 위해 텍사스는 물론 멕시코 영토인 캘리포니아를 확보하고자 하였다.
그런데 포크 대통령이 당선되고 취임하기 전에 의회는 텍사스를 미국에 편입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고, 멕시코와의 전쟁 권한도 부여하였다. 이때 미국의 강경론자들은 북중부 멕시코 내지는 멕시코 전체를 미국에 병합하자는 주장을 했다. 이에 멕시코는 미국과의 수교관계를 단절하였다. 포크는 멕시코에게 캘리포니아와 뉴멕시코를 2천만 달러에 매각할 것과 멕시코가 미국인에게 지불해야 할 손해배상액을 감축해 주는 것을 제안하였지만 멕시코가 거부하였다. 포크 대통령은 일단 1845년 멕시코의 반대를 무릅쓰고 텍사스공화국을 미국영토로 편입하였다.
포크 대통령은 멕시코를 압박하고 전쟁을 유발하고자 정찰대를 리오그란데의 분쟁지역으로 파견하였다. 멕시코는 이런 정찰활동을 군사적 도발로 간주하고 정찰대를 공격하여 미군들이 사망하였다. 이에 포크 대통령은 재커리 테일러 장군에게 멕시코 공격을 명령하였다. 멕시코는 수도인 멕시코시티를 점령당한 후 굴욕적인 항복조약을 맺었다. 멕시코는 매각대금과 보상금 1800만 달러를 받고 멕시코 영토의 1/2인 뉴멕시코 지역과 캘리포니아 지역을 1848년 미국에 양도하였는데, 이는 오늘날 미국 영토의 1/4에 해당하며, 지금의 캘리포니아, 유타 주, 네바다 3주 전체와 뉴멕시코, 애리조나주의 대부분, 콜로라도 주의 절반 이상과 와이오밍 주의 남부 일부, 캔자스와 오클라호마 주의 일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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