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 중심으로 한 국제정치 정세

 2024년 국제정치 정세


김장민(정치경제학연구소 프닉스, 정치학 박사)



I. 국제정세 구도


1. 주체 중심으로 한 정세 구도

1) 주축 정세(패권 정세)

2) 하위동맹들 정세


2. 지정학을 중심으로 한 정세 구도


II. 쟁점별 정세


1. 미중러 권력지형에 따른 국제정세의 가변성

1) 미국의 권력지형과 대외정책

2) 중러의 권력지형과 대외정책


2. 국제 분쟁

1) 우크라이나 전쟁

2) 팔레스타인 전쟁

3) 대만 대치



I. 국제정세 구도


1. 주체를 중심으로 한 정세 구도


1) 주축 정세(패권 정세)


국제정치 정세는 주체 측면에서 주축들 간의 정세, 주축들의 하위동맹들 간의 정세로 나눠 볼 수 있다. 지정학적으로는 세계정세와 국지정세로 구분된다. 

주축들 간의 정세는 세계의 지배자인 미국을 중심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구도는 미국 1강(패권자), 러중 2중(경쟁자), 협력적 부상국(인도), 저항적 부상국(북, 이란)로 볼 수 있다. 

그런데 중국의 시진핑이 장기집권을 가시화하면서 경제적 군사적 추격을 가속화하자, 미국은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려고 중국에 경제전쟁을 선포하고 타이완을 중심으로 군사적 갈등을 고조시켰다. 미국의 이런 입장변화는 미국의 근본적 이해관계에 기반하고 있기 때문에 트럼프에 이어 바이든 역시 이러한 기조를 유지했다. 

일부에서 이를 미중 신냉전이라고 과대평가했으나 착시에 불과하고 미중협력시대 즉 미중분업의 조정이다. 미국은 최근 중국과의 관계를 경쟁적 협력자로 정립하고 일시적인 디커플링(미중 협력관계 해소)에서 후퇴하여 디리스킹(중국의 추격 지연)으로 규정했다. 무엇보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테슬라, 엑손 등 미국의 대자본의 최고경영자가 시진핑을 방문 면담함으로써 거대한 중국시장을 포기할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시진핑의 강한 중국에 이어 푸틴의 강한 러시아로의 회복이 가시화되자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를 동시에 견제했다. 그 부작용은 오히려 중러협력시대를 가속화시켰고 미국은 이러한 강한 드라이브 정책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있기 때문에 미중러 협력시대를 제한적으로 회복시키려고 한다. 

미중러 간의 경쟁과 갈등, 제한적 협력으로 나타나는 주축들 간의 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전쟁, 우크라이나 전쟁, 그리고 타이완 긴장 등은 미중러 모두에게 부담이기 때문에 2024년에는 이러한 대결에서 벗어나려는 출구전략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고물가, 이민 문제 등 국내 문제가 올해 미국 대선의 핵심 쟁점으로 부각되면서 민주당조차 출구전략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결국 2024년 주축정세는 제한적 미중러 협력구도가 안정화되기까지는 현상적으로 나타나는 미국 중심의 3강(미중러)의 대치와 협력이다. 인도는 미중러에 종속되는 것이 아니라 이들 강대국들의 대치를 활용하고 자신을 축으로부터 배제하려는 미중러에 저항하면서 독자적인 축으로 위치를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인도는 우크라이나 전쟁 중에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 러시아의 값싼 원유를 대량 구매한 것에서 보듯이 미중러의 경쟁구도에서 독자노선을 강화하고 있다. 

즉 미중러인의 4강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 인도의 복안이다. 이미 두 차례 국경분쟁에서 전투에서 이기고도 철군하는 중국의 행보가 보여주듯이 중국이 인도를 주적으로 삼는 것을 기피하는 원칙을 지니고 있고, 인도 역시 4강 시대를 열려면 중국과 인도의 대결구도라는 기존의 태도를 수정할 것이다. 즉 2차례 중국과의 분쟁에서 패배했기 때문에 미국에 의존해서 중국에 복수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의 자리에 올라 미중러와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는 전략이다. 인도는 중국을 누르고 세계 1위의 인구대국에 올라 미래의 잠재적 성장력이 최고수준이다.

미국 입장에선 중러협력에 맞서느라 여력이 없기 때문에 북, 이란과 같은 저항국가들을 현 상태에서 관리하고자 한다. 즉 유령 취급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북은 생존과 발전을 위해, 이란은 중동에서 영향력 확대를 위해 미국에 대해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고자 한다. 양국은 핵전력 강화, 중러와의 협력에 편승하면서 지역적 반미전선을 가시화하는 등 과감한 전술을 채택할 것으로 보인다. 



2) 하위동맹들 정세


주축들 간의 협력이 강조되더라고 하위동맹들은 국제분쟁의 희생양이 될 수 있다. 주축의 하위동맹들은 주축의 패권 정세의 수단이기 때문에 주축에 종속돼 있다. 미중러는 경쟁과 협력을 하면서 하위동맹들에게 줄서기를 강요한다. 

미국은 원자력발전소에서 러시아산 우라늄을 수입해 오다가 이중플레이라는 국내외 비판에 직면하여 2023년말 하원에서 이를 금지하는 법률안을 통과시켰다. 미국은 여전히 중국에게 값싼 경공업 제품을 미국 소비자에게 제공할 것을 기대하고 있다. 

미국은 자신은 중러와 필요하면 협력을 하면서 호주, 일본, 한국, 대만에게 중러와 경제적으로 단절할 것을 요구한다. 나아가 하위동맹들에게 미국의 군사적 이익에 복종할 것을 강요하여 중러와 정치군사적 긴장 관계를 조성하도록 한다. 

호주는 미국의 이런 요구에 복무하다가 경제적 손실이 커지자 2023년 11월 정상회담을 통해 관계회복에 합의했다. 반면 한국과 같이 내부적 민주주의 정당성이 낮거나 자주권이 제약된 하위동맹들은 미국의 요구에 저항할 수 없기 때문에 중러와 냉각관계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미국의 하위동맹들이 외교적 자주권이 없기 때문에 이들과 중러와의 관계는 미국의 포위작전을 벗어나려는 중러에게 주도권이 있다.

미국에 종속된 하위동맹일수록 중러와 긴장 나아가 극단적으로 전쟁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동유럽을 러시아로부터 떼어놓으려는 미국의 대러전략에 희생된 결과이다. 날로 우려되는 대만전쟁도 같은 연장선이다. 남한을 중러와 단절시키려는 미국의 전략에 따라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이 조성되고 있다. 다만 우크라이나 전쟁과 팔레스타인 전쟁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동아시아에서 실제 전쟁보다는 군사적 긴장을 통제하는 선에서 관리할 것으로 보인다. 



2. 지정학을 중심으로 한 정세 구도


세계대전은 발생하지 않지만 국지전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미중러의 신냉전은 과도한 평가이나 국지적 냉전은 현실이다. 국지전은 미국의 의도에 따라 혹은 미국의 약한 고리를 노리는 도전국에 의해 유발될 수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미국이 의도한 국지전이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전쟁은 구조적으로 미국의 중동정책의 부산물이지만 직접적인 촉발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취약해진 미국의 틈새에 고무된 하마스의 저항이다. 팔레스타인 전쟁처럼 미국이 직접 의도하지 않은 국지전의 경우 이스라엘 및 이란과 같은 지역 맹주가 상대적인 자율권을 갖고 있다. 

한반도의 경우 미국은 군사긴장을 관리하기 위해 남한에 군사적 보증을 공언하면서 미국이 통제 못하는 돌발상황을 차단하기 위해 윤석열 정부에 대한 통제권을 강화할 것이다. 

이러한 조건에서 북은 정치군사적인 주도권을 확장할 수 있다. 미국이 두 개의 전쟁으로 움직일 수 없는 조건에서 북은 핵전력을 고도화하는 속도를 높일 것이며, 냉온탕을 번갈아 가면서 군사적 긴장의 조성 수준을 관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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