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제가 만든 괴짜 대통령, 트럼프와 윤석열

미국은 식민지 시절부터 지주와 투기 상인이 주인인 자본주의 국가

미국의 지배층은 영국이 식민지를 건설할 때 왕립 투자회사에 의해 유입된 지주와 투기 상인이다. 이후 파 앤드 어웨이에서 보듯이 값싸게 개척지를 사들여 농장을 만든 유럽의 이주민들이다.  즉 자본주의 국가이다. 흑인과 인디언, 그리고 추방된 백인 범죄자, 유랑 백인들이 하층을 구성했다. 

영국은 자신보다 몇십배가 큰 미국 식민지가 반란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13개의 주로 분할하여 독립된 자치식민지로 운영했다. 미국은 건국 때부터 지금까지 양원제, 대통령제, 소선거구제를 유지했다. 소선거구제는 양당제를 강요했다. 왕 대신 4년 임기의 대통령을 뽑는 것으로서 전반적인 제도는 본국인 영국 제도를 이어받았다. 

소선거구제 양당제 아래서 거대 양당은 유권자 일반의 성향을 반영한다. 따라서 미국의 거대 양당은 건국 당시부터 자본주의적 소유권을 옹호하는 자유주의, 민주주의, 공화(국)주의라는 점에서 노선이 큰 차이가 없다. 

자유주의, 민주주의, 공화주의 안에서 중앙과 지방의 대립

인구가 적은 농업 중심의 주들은 값싼 공산품을 얻고 농작물을 수출하기 위해 자유무역에 기반하였다. 이들은 면화농장과 같이 비교적 노예에 의존하고 있었기 때문에 노예문제를 주가 선택할 문제로 보면서 중앙정부의 개입에 반대하는 연합주의였다. 

반면 인구가 많은 상공업의 도시들은 영국의 공산품이 수입되는 것에 반대하여 보호무역에 기반하였다. 이들은 국가 차원의 상공업의 육성과 단일한 국가시장의 구축을 위해 중앙정부의 권한을 강화하는 연방주의였다.

토마스 제퍼슨, 제임스 매디슨 등 연합주의 세력은 1792년 자유주의적인 민주공화당을 창당했다. 1824년 대선 과정에서 민주공화당이 분당된다. 존 퀸시 애덤스 후보가 앤드루 잭슨 후보에 대항하여 민주공화당을 탈당한 후 국민공화당을 창당했고 결국 대통령에 당선된다. 


연합주의 민주공화당에서 민주당과 연방주의 공화당이 분화돼

남아 있던 민주공화당의 다수세력인 앤드루 잭슨은 1828년 대선에서 민주당을 창당하고 국민공화당의 애덤스 대통령을 누르고 대통령이 됐다. 이후 민주당은 주로 노예제 존속을 주장하는 남부지역의 지지를 얻었다. 

애덤스의 국민공화당은 1832년 대통령 선거에서도 민주당의 잭슨에게 참패했다. 이에 국민공화당은 반(反)프리메이슨당 출신을 흡수하여 1833년 앤드루 잭슨 대통령에 반대하는 휘그당을 창당했다. 휘그당은 왕의 특권에 반대하는 영국의 휘그당에서 따온 것이었다. 

1854년 의회에서 민주당의 주도로 캔자스와 네브래스카가 준주로 승격하면서 노예제 유지를 주의 권한으로 하도록 했다. 이에 노예제 찬반론자들이 캔자스로 몰려와 유혈 충돌하였다. 이처럼 미국 중북부로 노예제가 확산되는 것을 허용한 캔자스-네브라스카 법이 통과되자 노예제에 반대하는 세력들이 1854년 공화당을 창당했다.


남북전쟁 직전에 노예제로 민주당과 공화당으로 진영 대결

1856년 노예제 찬반으로 인해 휘그당도 내분에 빠졌다. 노예제 제도와 주의 지위 강화를 지지하는 남부의 휘그당 세력은 민주당으로 흡수됐고 북부는 공화당으로 흡수됐다. 민주당과 휘그당의 양당체제 구조는 현재와 같은 민주당 대 공화당의 경쟁구조로 바뀌었다. 

그러므로 연방의 권한을 강조하는 공화당의 전신은 민주당에 대항한 국가공화당, 휘그당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연방주의 세력은 미국 독립 시절 일시적으로 정당을 만든 적이 있다. 

알렉산더 해밀턴, 존 아담스 등 연방주의 세력은 독립전쟁으로 인한 국가부채 해결, 연방은행 설립 등을 주장하여 1792년 보수적인 연방당을 창당했다. 연방당은 처음부터 민주공화당에 맞서기 위해 관료, 상인, 자본가 등을 모은 느슨한 연합체 형태였다. 


뉴딜정책 이후 민주당의 지지기반이 대도시, 노동자, 소수인종으로 전환돼

1797년 대선에서 연방당의 아담스가 대통령에 당선됐으나 부통령은 민주공화당의 토마스 제퍼슨이 당선됐다. 연방당은 1801년 아담스가 재선에 실패한 후 결집력이 떨어졌다. 연방당은 민주공화당이 분당되던 1824년 해산했고 일부가 국민공화당에 결합했다. 

에이브러햄 링컨이 첫 공화당 출신 대통령이다. 남북전쟁에서 승리한 공화당은 10년의 군정기를 포함하여 1885년까지 집권했다. 공화당은 자유방임, 국제주의를 지지하였으며 민주당은 경제규제와 고립주의를 지지해왔다. 

그런데 1932년 당선된 민주당의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정부 개입, 노동자와 흑인 등 약자 보호, 적극적인 대외정책으로 전환했다. 이후 민주당은 대도시, 노동자,소수 인종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 오늘날까지 민주당의 모습이다. 


양당제에선 특정 정당의 장기집권 불가능, 정권교체 정착

미국의 유권자들은 민주당이나 공화당 모두에게 장기 집권을 허용하지 않는다. 미국 대선의 특징을 보면 첫째 대통령 당선자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재선 즉 8년을 역임한다. 미국 대통령이 재임하지 못하는 것은 수치스러운 예외적인 것으로서 트럼프, 아버지 부시, 카터, 포드 등이 이에 해당된다. 

포드는 닉슨을 계승했으나 베트남 전쟁 패배, 경제위기, 닉슨 사면 등으로 인해 최초로 선출되지 않은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받았다. 부시는 12년 공화당 장기집권, 국내 경제 문제로, 카터는 이란 문제로 낙마했다. 

둘째 유권자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선 이후 즉 8년의 집권 이후 같은 정당 소속의 대통령을 다시 뽑지 않는다. 한 정당이 선거를 통해 8년 넘게 집권한 사례는 성공한 대통령으로 평가받는 레이건에서 스펙이 좋았고 약체 두카키스를 상대했던 아버지 부시의 12년 공화당 정권이 최근이다. 

그외에도 민주당의 경우 4선의 프랭클린 로스벨트에서 대통령직을 승계한 트루만은 이미 거의 8년 동안 재직하여 재선을 포기했다. 공화당의 경우 하딩에서 쿨리지와 후버까지 3명이 12년 동안 단임했다. 


민주당 장기 집권에 싫증난 유권자, 괴짜 트럼프 선택

트럼프 괴짜 대통령의 탄생도 이런 정권교체의 배경에서 이해된다. 물론 민주당 오바마 대통령은 성공한 대통령이었기 때문에 민주당에서 아주 특별한 후보를 냈다면 2016년 대선에서 이변을 일으킬 수 있었다. 하지만 힐러리 클린턴 대통령 후보는 8년의 영부인, 뉴욕주 상원의원, 국무장관 등을 역임한 인재였으나 식상한 기득권이었다. 

2016년 대선에서 원래는 공화당이 여유 있게 정권교체에 성공해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의 후보 트럼프가 함량 미달이라서 유권자 투표에서 힐러리에게 졌다. 하지만 미국 대선 선거인단 배정 방식의 승자독식 제도에 의해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됐다. 

사실, 미국 양당에서 힐러리가 떨어진 것이 이변이 아니라 한 정당이 3선 집권에 도전했는데, 그만큼 득표했다는 것이 오히려 이변이라고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질 논란 끝에 2020년 대선에서 재임에 실패했다. 


문재인 민주당 정권에 실망한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윤석열 괴짜를 선택

트럼프가 평균적인 자질만 있었더라도 바이든은 낙선했을 가능성이 높다. 민주당의 기득권 층은 2016년과 2020년 대선에서 연달이 샌더스 상원의원과 같은 개혁파나 신진인사를 거부하고 힐러리나 바이든 같은 노쇠한 기득권을 후보로 선택했다. 

미국 유권자는 바이든을 오바마 정권을 이어받은 늙은 정권으로 보고 있다. 반면 트럼프는 당연히 해야 할 재선을 간발의 차이로 못한 도전세력으로 인정받고 있다. 2024년 대선에서 민주당이 개혁을 통해 새로운 얼굴을 내지 못한다면 바이든이 패배하여 트럼프에게 4년의 기회가 다시 올 것이라는 것이 최근 미국 여론조사의 결과이다. 

미국 양당제가 힐러리 대 트럼프, 그리고 트럼프 대 바이든이라는 최악의구도를 만들었다면 한국의 양당제는 이재명 대 윤석열이라는 최악의 구도를 만들었다. 2022년 대선은 정권교체가 화두였다고 볼 수 있다. 

즉 윤석열 대통령은 양당제가 만든 함량 미달의 괴짜 대통령이다. 유권자 입장에선 특별히 인품이나 능력이 뛰어나지 않은 이재명 카드로는 민주당 5년 집권을 더 연장해 줄만한 특별한 사유가 없었다. 

수구보수를 퇴출하기 위해 무조건 민주당을 찍어야 한다는 비판적 지지론은 양당제에서 설득력이 없다. 수구보수를 몰아내기 위해 민주당 장기집권을 하라는 것인데, 유권자들이 그렇게 선택할 리가 없다. 대선, 총선,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을 전폭적으로 밀었도 별다른 차이가 없다면 당연히 정권교체로 쏠린다. 

정권교체와 책임정치를 보장하면서 수구보수를 정치에서 퇴출하려면 대안이 여러 개야 한다. 수구보수, 온건보수, 중도진영, 진보진영 등 다당제 아래에서만 수구보수를 제외한 정치세력들이 정권교체를 하면서 수구보수를 퇴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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