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인상 파업과 물가폭동이 전 세계로 파급

 75개 국가에서 대규모 파업과 항의 집회가 예상돼

주로 투자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통계전문기업인 베리스크(Verisk)가 발표한 사회불안지표(Civil Unrest Index)에 따르면 올해 75개 국가에서 물가인상과 경제난에 항의하는 파업과 대규모 시위가 예상된다.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일반노동자의 파업, 특히 에너지와 관련 있는 운송산업 노동자의 저항이 거세다. 지난 3월 한국과 마찬가지로 스페인에서도 트럭기사를 파업과 항의집회에 나섰다. 공항과 항만 및 철도의 운행 지연은 공급부족과 운송비 상승을 발생시켜 추가적인 물가인상을 초래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은 올해 선진국에서는 6%, 개발도상국에서는 9% 수준의 물가인상을 예상한 바 있다. 식료비와 연료비 지출 비중이 높은 빈민이나 운송업 종사자들의 체감 물가인상은 이 보다 훨씬 높다

생계비 비중 높은 빈민들, 상상 초월의 체감 물가로 고통받아

유엔식량기구에 따르면 빈국들이 식량으로 사용하는 옥수수와 수수의 값이 작년에 비해 평균 60% 올랐고, 최대 122%까지 오른 지역도 있다. 국제통화기금은 빈국에서 가계수입의 42%가 식비라고 분석한 바 있다

국제적인 빈민구호단체 옥스팜(Oxfam)은 올해 6월 독일에서 회동한 7개 선진국 그룹에게 부자와 기업 증세를 통해 제3세계에 대해 긴급 자금 지원을 할 것을 요구했다빈국에서 물가투쟁은 임금인상 투쟁 이상의 생존권투쟁으로서 정권투쟁 차원으로 확대되고 있다

파키스탄은 21.3%라는 서아시아에서 최고수준의 인플레에 시달리고 있고 특히 연료비는 정부지원금 감축으로 인해 90% 상승했다. 경제난에 저항하는 대규모 시위는 정권을 위협하고 있다. 파키스탄은 재정적자로 인해 국제통화기금의 긴급구제금융을 받았으며, 중국의 도움을 추가로 받았다. 물가폭등과 정부의 무능 부패에 항의하는 저항으로 인해 스리랑카의 대통령은 망명했다.


기아와 사각지대로 추락한 민중들 정권 차원의 저항에 나서

 아르헨티나의 물가상승율은 60% 이상이며, 수입가격 상승으로 인한 재정적자가 확대되면서 국가부도로 나아가고 있다. 대통령 암살에 따른 치안불안, 지진으로 고통받는 아이티는 연료와 식량을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미 올해 4월 페루에서는 물가폭동이 발생해 통행금지령이 내려졌다. 에콰도르에서는 원주민을 중심으로 경제난에 항의하는 저항이 격해지고 있다.

130%의 물가폭등에 직면한 짐바브웨에서는 간호사들이 100%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섰으며, 케냐, 튀니지아 등 다른 아프리카도 사정이 비슷하다. 알바니아, 레바논과 이라크에서는 정부의 부패가 물가폭동에 기름을 부었다.


미국 대통령이 파업 차단에 앞장 서

롱비치항과 로스앤젤레스(LA)항 등 미국 수입량의 40%를 담당하는 서부 항만에서 근무하는서부해안항만노조(ILWU)는 파업을 예고한 바 있다. 71일 협상 만료 기한이 지났지만, 항만노조는 경제난을 우려해 정상 운영을 결정했다. 하지만 파업의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미국 철도노조가 713일 파업 투표를 실시한 결과 90%가 찬성했다. 철도노조가 비료 수송을 지연하는 태업을 시행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항만노조 파업가 파업하지 못하도록 정부개입을 예고하는 등 압력을 행사했으며, 철도노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유럽에서 운송관련 노동자들부터 파업에 돌입

유럽의 항공산업은 인력부족, 승객폭발, 운송료 증가로 노사 모두 혼란에 빠졌다. 프랑스 CGT 소속의 샤를드골 공항 직원들은 69일 경고파업에 이어 713일 동안의 파업에 돌입했다

620일 벨기에에서 항공노동자를 포함하여 약 7만명의 노동자가 임금 인상과 근로 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파업에 나섰다. 유럽의 저비용항공사 이지젯과 라이언에어 직원들도 파업을 했거나 검토 중이다.

 독일 항만 노동자들로 구성된 독일통합서비스노조(VTU)는 임금협상 도중에 62330년 만에 경고 파업을 진행했다. 함부르크, 엠덴, 브레머하펜, 빌헬름스하펜 등 독일 주요 항만에서 근무하는 약 12000명의 부두 노동자들이 24시간 동안 작업을 중단했다.


영국, 브렉시트로 공급발 인플레 더욱 심화

 영국 철도해운노조는 사측과 최종 협상이 결렬되자 621일부터 파업에 돌입했다. 33년 만의 최대 규모인 수천 명의 철도 노동자들은 근로조건 개선 및 임금 인상을 주장했다. 철도 노선 약 절반은 아예 폐쇄됐고 기차편 약 80%의 운행이 중단됐다

영국의 위기는 코로나19 팬데믹 및 우크라이나 전쟁과 함께 브렉시트로 인한 노동력 부족이 원인이다. 영국은행(BOE)은 올해 10월 물가 상승률이 11%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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