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나토 가입하고도 EU 거부 당한 터키와 유사

터키나토에 몸 대주고 유럽연합은 가입 못해

 터키는 냉전이 시작된 직후 1952년 나토에 가입하여 미국은 군사적 요구에 순응해왔다터키는 소련에 가까워 소련의 보복이 우려됨에도 미국의 중거리 핵미사일을 받아들였다소련이 이에 반발하여 쿠바에 중거리핵미사일을 배치함으로써 쿠바사태가 발생하였다.

 터키 남부 도시 아다나 옆의 인지를리크 공군기지는 지금도 미군과 터키가 같이 쓰고 있다미국에 있어 중동전쟁 개입과 러시아 견제에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심지어 스페인영국사우디아라비아 군대도 이 기지를 사용한다. 2019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 기지에 미군이 전술핵무기 50기를 배치하고 있다고 확인해줬다.

 전문가들은 미군이 냉전 시기 B-61 그래비티 핵탄두 90기를 인지를리크에 도입했고 그 일부가 현재도 남아있다고 추정하고 있다미국은 이 기지에서 패트리어트 미사일 등 다양한 미사일을 운용하고 있다.

터키러시아와의 관계민주주의 인권키프로스 문제로 유럽연합 가입 못해

 터키가 나토에 가입하고 있기 때문에 유럽연합에 가입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보인다하지만 터키의 강력한 희망에도 불구하고 터키는 지금까지 유럽연합에 정식 가입을 하지 못하고 있다유럽연합이 요구하는 가입조건을 터키가 총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후보국이 유럽연합에 가입하려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사법권 독립 등 민주국가 체제를 갖춰야 하며 인권을 보장하고 소수자에 대한 보호 장치도 마련해야 한다시장경제가 기능해야 하며 공정한 경쟁이 보장되어야 한다또한 EU의 법률체계를 수용하고 경제통화동맹에도 참여해야 한다즉 미국과 서방이 요구하는 정치군사경제사회 체제를 구비해야 한다.

 터키는 1970년대부터 유럽공동체에 가입하려고 노력해왔으며 2002년 의회에서 사형제 폐지와 쿠르드어 방송 허용 등 EU가 제시한 가입 협상 개시 조건을 충족하기 위해 개혁법안을 통과시켰고 2004년 12월 비로소 후보국 지위를 얻었다.

 

키프로스에서 터키와 대립 중인 그리스가 터키의 EU 가입 반대

 터키는 북 키프로스를 지원해왔고그리스는 남 키프로스를 지원해왔는데남북 키프로스는 수차례 전쟁을 치렀다유럽연합에 가입하려면 모든 회원국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그리스가 키프로스 문제로 터키의 가입에 반대하고 있다.

 독일프랑스의 반대와 미국의 견제도 만만하지 않다겉으로는 반정부 인사에 대한 탄압 등 민주주의 인권 문제러시아와의 협력관계사법부 독립 문제 등이다하지만 소득 수준이 낮은 터키가 서유럽과 경제공동체가 될 경우 터키 이주민의 폭증 등 서유럽으로선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들이 제기된다유럽연합에 최초로 이슬람국가가 결합하는 것도 서유럽으로선 신경 쓰이는 일이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나토 확장에 딴지거는 터키

 터키는 나토의 요구를 수용하고도 수십 년째 유럽연합에 가입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 전쟁 기간 중에 제기된 나토와 유럽연합 확장에 대해 불만을 갖고 있다터키의 유럽연합 가입에 대해 진척이 없는 상황에서 나토나 유럽연합 가입에 있어 다른 나라에 특혜를 주는 것이 못마땅한 것이다.

유럽연합과 마찬가지로 만장일치가 필요한 나토 가입 문제에 대해 터키는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밝혔다터키에 따르면 핀란드와 스웨덴이 터키가 테러단체로 지정한 '쿠르드노동자당(PKK)'을 지지하고 있기 때문이다터키는 자신을 배제하고 우크라이나에만 적용하는 유럽연합 신속 가입 절차에도 당연히 불만을 지니고 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샤를 미셸 유럽연합 의장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샤를 미셸 유럽연합 의장

우크라이나 유럽연합 가입 특혜는 사실상 불가능

 우크라이나 특히 서부는 유럽처럼 잘 살기 위해 유럽연합에 가입하기를 원했지만 러시아와의 갈등을 야기하는 나토 가입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과 서유럽은 경제적 목적으로 유럽연합에 가입하려면 군사적 대가로서 나토 가입을 은근히 종용했다. 또한 러시아식 체제가 아닌 서방식 체제를 도입할 것을 유럽연합 가입조건으로 내세웠다.

 그 과정에서 친서방의 서부와 친러의 동부가 대립하면서 내전으로 발전하였다. 2014년 러시아와의 분쟁이후 권력을 독점한 친서방 정권은 유럽연합과 나토의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20146EU와 자유무역지대 창설을 포함하는 포괄적 협력협정이 체결됐고, 우크라이나-EU 간 자유무역협정(FTA)20161월 발효됐다.

 친서방의 우크라이나 정부는 정치경제사회 체제를 유럽연합이 원하는 방향으로 전환시키고 있지만 유럽연합 가입은 점차 멀어지고 있다.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연합의 주요 국가들이 우크라이나에게 특혜를 줄 수 없다면서 엄격한 가입조건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양국의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 가입은 15년 혹은 20년의 협상과 과도기가 필요하다고 공언하고 있다.

 

나토 가입도 유럽연합 가입도 물 건너 간 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하지 않는 것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종결되는 최소 조건이다. 이미 미국과 나토, 심지어 우크라이나 자신도 나토 가입을 사실상 철회한 상태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크라이나는 유럽연합의 반대로 인해 유럽연합 가입도 사실상 어렵게 됐다.

 만약 제대로 된 협상조차 없이 우크라이나에게 유럽연합 가입에 특혜를 부여한다면 이미 오랜 협상을 거쳐 정식후보국이 된 터키, 북마케도니아, 알바니아, 몬테네그로, 세르비아에 대한 가입도 허용해야 한다

경제수준이 낮은 나라들을 유럽연합에 가입시키는 것은 유럽연합이 견디기 힘든 부담을 줄 수 있다. 결국 6월 유럽연합의 결정을 봐야 알겠지만 우크라이나는 정식 후보국도 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우크라이나는 유럽연합에 가입하여 서유럽과 같이 잘 살고 싶어, 미국과 서유럽의 요구에 따라 러시아와 전쟁까지 하였지만 많은 희생만 치르고 분단 상태로 전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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