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을 침범한 미국의 정찰기와 전략전폭기

1. 냉전시대 미국의 조선영공 정기 정찰

기밀 해제된 미 중앙정보국(CIA) 문서에 따르면 미 공군의 초고속 고공정찰기 SR-71 블랙버드는 1969년부터 동해에서 서해로 조선 상공을 여러 번 횡단하는 정찰비행을 반복적으로 수행해왔다. 1981년 8월 26일 블랙버드가 DMZ를 따라 조선인민군의 대규모 군사훈련을 감시하던 중 한강 하구의 조선 북안의 촉대리 부근 기지에서 소련제 SA-2(S-75) 지대공 미사일 2발의 공격을 받았다. 

하지만 정찰기의 전자 방어시스템(DEF)이 조선의 레이더 신호를 탐지해 즉각 자동 전자 교란(Jamming)을 시작했다. 요격미사일은 마하 3 이상 속도로, 8만 피트(약 24km) 고도로 비행하던 SR-71을 쫓아가지 못하고 정찰기에서 수  마일 떨어진 공중에서 자폭했다.

1983년 3월에도 조선은 격추를 시도했지만 요격용 미사일이 민가로 떨어졌다. SR-71은 1998년 고비용, 최신 미사일에 의한 격추 위험, 인공위성의 발전 등의 이유로 퇴역할 때까지 4천 번의 미사일 공격을 받았지만 단 한 대도 격추되지 않았다.

U2 고고도정찰기는 1976년 오산기지에 배치돼 50년 넘게 지금까지 운영되고 있다. 이 정찰기는 글로벌 호크와 달리 전자장비 이외에도 광학카메라까지 장착하고 있으며 0.1미터의 물체를 식별할 수 있다. 또한 최고 25킬로 상공까지 오를 수 있어 보통의 대공미사일로 격추하기 힘들다. 다만 최고속도가 마하 0.7에 불과하고 동체가 약해 소련, 중국, 쿠바의 영공을 침범했다가 최신 S-75(SA-2) 지대공 미사일에 의해 격추된 적이 있다. 한국에선 단순 사고로 3차례 추락했다. 

조선은 2023년 7월 10일 국방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이 정찰기가 조선의 동해와 서해 상공의 영해를 침범해왔다고 주장했다. 반면 미군은 이 정찰기가 휴전선 이북에서 200킬로 내의 평양과 원산까지 정찰할 수 있어 조선의 영공에 진입할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2026년 현재 미국과 한국은 고고도 무인정찰기인 RQ-4 글로벌 호크를 운영하고 있다. 글로벌 호크는 야간이나 기상악화에 영향을 받지 않고 최장 36시간 동안 최고 20km 고도에서 전자장비로 반경 200km 내의  0.3m 크기의 지상 이동 목표물(MTI)을 정찰할 수 있다. 미국은 이 무인정찰기의 성능으로 인해 조선의 영공에 진입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글로벌 호크는 조선의 도발 징후가 있을 때 의도적으로 위치식별 장치(트랜스포더)를 켠 채 군사분계선 인근을 정찰하면서 조선을 압박한다. 조선은 2023년 7월 10일 담화를 통해  미군의 RC-135, U-2S 정찰기, 글로벌 호크 등이 조선의 영해 위 영공을 침범해왔다고 주장하며 격추하겠다고 위협한 바 있다. 


2. 북핵 개발과 미군전폭기의 조선 침투

2004년 2월과 6월 베이징에서 6자회담 및 실무회의가 열렸으나, 미국의 선(先)핵포기와 조선의 선(先)동결-보상 요구가 맞서며 성과 없이 중단됐다. 9월 최수헌 조선 외무성 부상은 유엔 총회 연설을 통해 “영변 원자로의 폐연료봉 재처리를 완료했으며, 이를 이미 핵무기화 했다.”고 선언했다. 

9월 9일 조선의 양강도 일대에서 대규모 폭발과 버섯구름 모양의 연기가 관측되어 국제사회가 핵실험 가능성을 제기했으나, 조선 측은 삼수발전소 건설을 위한 발파 작업이라고 해명했다.

2005년 2월 10일 조선 외무성은 성명을 통해 자위권을 위해 핵무기를 제조·보유하고 있음을 전 세계에 공식 선언하고, 6자회담 참가 중단을 발표했다. 조선은 4월 영변원자로 가동을 중단한 후, 핵폭탄 수 개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의 사용후 핵연료봉을 인출하여 재처리에 들어갔다. 

7월 6자회담이 재개돼 9월 19일 조선이 ‘모든 핵무기와 현존하는 핵 계획을 포기’하는 대신 체제 안전 보장과 에너지를 지원받는 9·19 공동성명이 타결됐다. 하지만 미국 재무부가 조선의 통치 자금이 묶인 마카오의 BDA 은행을 돈세탁 우려 기관으로 지정하고 자금을 동결하자 조선이 반발하면서 9·19 성명의 이행은 곧바로 중단됐다. 

미국은 조선에게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는 협상에 나서도록 최첨단 무기를 통해 압박해왔다. 특히 미국의 스텔스 전투기 F-117 나이트호크는 군사훈련 기간 중 수 차례 조선 영공에 침투했다. 일본의 극우 잡지 ‘사피오’(SAPIO) 2005년 8월 24일자 기사에 따르면 2005년 6월 F-117 전투기 15대가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머물고 있는 ‘특각’ 상공에서 급강하와 급상승을 반복했다. 2004년 일본의 문예춘추도 F117이 조선 영공을 침입한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F-117 조종사 마이클 드리스콜(Michael Driscol) 대위가 2008년 4월 23일 ‘에어포스타임스’(Airforcetimes)와의 인터뷰에서 “2007년 F-117를 조종하면서 조선 영공을 휘젓고(buzzing) 다녔다.”고 밝혔다. 

미국이 스텔스 전폭기를 침투할 때마다 조선은 긴급대응에 나섰지만 탐지가 어려워 격추할 수 없었다. 조선은 경비 문제로 스텔스 전투기를 탐지할 수 있는 고성능 레이더를 비상시에만 작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이 영공 침입에 대해 적절한 조치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국가의 체면 때문에 공식적으로 항의하지 못한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2008년 에어포스타임스 기사에 따르면 F-117 퇴역 이후 F-22 랩터가 조선의 영공을 침입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2007년 7월 2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인용한 홍콩 봉황 TV의 보도에 따르면 F-22 전투기가 8대가 괌 기지를 떠나 일본 상공에서 공중급유를 한 다음 북한 북쪽 영공에 들어갔다 안전하게 돌아왔다. 

홍콩 봉황 TV는 정확한 날짜까지는 밝히지 않았으나 이 보도의 취재원인 대만 삼군대학 교관 송조문에 의하면 F-22 전투기가 군사 목표물 위에서 선회를 했고 모의 공격을 시도했다. 당시 한국군 관계자의 증언에 따르면 미국의 스텔스기가 한국에도 사전통보를 하지 않고 갑자기 나타난 적이 몇 번 있었고 그때마다 조선에서 예민한 보도가 나왔다. 

방코델타아시아(BDA) 은행의 조선 자금 동결 문제가 다뤄진 2007년 2.13 북미협상 당시에도 미국은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일본의 오키나와 가데나 공군기지에 F-22전투기 12대를 전진 배치해 조선을 압박했다. F-22가 미 본토 이외의 장소에 배치된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랩터는 미국 본토  랭글리 기지, 알래스카, 하와이를 모기지로 하여 상시 배치돼 있으며, 이 랩터들이 괌이나 가데나 기지에 전진 배치되고 있다. 한국에는 2016년 오산기지, 2018년 광주기지, 2024년 군산기지에 임시로 배치됐지만 최대 2주 이내로 국한됐다.

현재 괌에 F-22 18기가 전진 배치되어 있으며, 유사시에는 공중급유를 받아가며 초음속 순항으로 다른 전투기나 전략폭격기 보다 훨씬 빠른 시간에 조선을 타격할 수 있다. 

조선의 핵무장 이후 미국의 전략폭격기가 한반도 상공에 자주 진입하고 있다. 2017년 북미 간에 핵전쟁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9월 23일 미국 국방부의 발표에 따르면 B-1B 재래식 무기 전략폭격기 랜서(죽음의 백조)가 동해상의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조선 쪽 국제공역을 비행했다. 이 비행에는 호위용 F-15C 외에도 급유기·전자전기·구조헬기 등 실제 타격 임무를 수행하는 공격 편대군이 참가했다. 다만 공격 편대는 조선의 방공용 지대공미사일 SA-5(S-200)의 최대사거리 (250~300㎞) 밖에서 비행했다.

한반도에 자주 나타나는 랜서와 달리 미 공군의 B-2 스피릿(Spirit) 스텔스 전략 폭격기(침묵의 암살자 혹은 유령)가 공식적으로 한반도 상공에 출격하여 훈련을 수행한 것은 2013년 3월 28일 단 한 차례이다. 이날 두 대의 스피릿이 미 미주리주 화이트맨 공군기지에서 이륙해 공중급유를 받으며 만 km 이상을 날아와 서해 직도 사격장에 모의 핵폭탄(inert munitions)을 투하하는 훈련을 마친 뒤, 미국 본토로 복귀했다. 

당시 조선의 3차 핵실험 및 정전협정 백지화 선언 등으로 한반도 긴장이 극도로 고조되자, 미국이 강력한 확장억제 의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이례적으로 출격 사실을 공개했다. 스피릿은 핵무기 전략폭격기이므로 한미가 한반도비핵화를 추구하고, 이 핵전략폭격기가 한반도에 진입하면 조선이 이에 대응하는 핵무기 개발이 정당화되기 때문에 한반도 근처에는 오지 않는다. 특히 미국이 고도의 비밀을 유지하는 가장 비싼 군용기이다. 

반면  B-52H 핵무기 전략폭격기 스트래토포트리스(하늘의 요새)는 수차례 한반도에 진입했으며, 특히 2023년 청주기지에 착륙하고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열린 항공우주·방위산업 전시회 개막식에서 낮은 고도로 축하 비행을 선보이며 비행 모습이 공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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