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전쟁 위기에도 남북대결과 중러갈등을 강요당하는 한국
조선의 입장에서 핵무장은 정치군사적, 경제적 게임체인저이므로 그 어떤 보상이 있더라도 핵무장을 포기할 리가 없다. 따라서 조선의 핵무장 상태에서 한국은 핵공포를 벗어날 수 있는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 한국의 공포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는 것은 한국민의 보편적인 정서이므로 보수와 진보 모두 이러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
첫째 조선의 재래식 전력이 한국보다 불리한 상황에서 조선이 핵무장을 완성함에 따라 조선이 전면적인 재래식 전쟁을 통해 한국을 점령하는 것은 어렵지만 핵공격으로 한국을 파멸시킬 수 있다. 한국이 핵무장을 하지 않더라도 미군이 없더라도 재래식 전력, 경제력, 한국 민중의 저항 때문에 조선이 한국을 점령해서 지배할 수 없다. 즉 미군이 없으면 핵무장한 조선이 한국을 무력통일할 수 있다는 건 순전히 군사적 기준만 고려하는 일면적 가설일 뿐이다.
둘째 한국군의 재래식 전력이 조선의 재래식 전력보다 우월하다고 해도 조선의 핵위협에 대한 공포를 제거할 수 없다. 한국군은 재래식 전력으로 조선의 핵무기의 파괴력을 억제할 수 없으며, 선제공격으로 핵전력을 무력화할 수도 없고, 지리적 인접성으로 인해 전술핵 공격을 요격할 수도 없다.
셋째 조선이 전략핵무기를 미국 본토에 겨냥하고, 중장거리미사일을 하와이와 괌에 겨냥하는 조건에서 조선이 한국에 대해 전술핵공격을 하더라도 미국이 핵무기로 반격한다는 핵억제력은 작동하지 않는다. 미국이 서울을 구하려고 LA나 뉴욕을 포기할 리가 없기 때문이다.
넷째 미국과 일본은 한국을 미일동맹에 끌어들여 대규모 북침 상륙훈련을 통해 조선과 핵전쟁을 할 태세로 남북전쟁을 강요하고 있으며, 주한미군을 고리로 하여 한국에게 대만 전쟁, 남중국해 분쟁에 참여하도록 하고 동해에서 러시아와 대치하도록 하고 있다.
다섯째 한국이 조선의 핵공격에 대한 공포를 벗어나는 근본적인 대안은 핵무기를 보유하거나 조선과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평화적인 조건을 구조화하는 것이다.
민족이 공멸하는 한국의 핵무장은 국제역학에서도 불가능
첫째 한국이 핵무장을 통해 지리적으로 인접한 조선과 전략핵무기를 대량 발사하는 확증파괴의 공포로 남북전쟁을 억제하겠다는 구상은 같은 민족의 공멸이라는 비극을 감수하겠다는 것으로서 인류애와 민족정서에 비추어 용납할 수 없다.
둘째 설사 핵무장에 대한 한국민 다수의 동의가 있더라도 한국은 외세의존적인 정치군사적, 경제사회적 구조로 인해 미국이 동의하지 않는 한 국제제재를 뚫고 핵무장을 할 수 없다.
셋째 미국은 한국의 핵무장을 용인할 때 일본뿐만 아니라 대만,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등 유사한 지정학적 조건에 있는 나라들의 핵무장을 저지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러한 핵무장 도미노를 용인하지 않는다.
따라서 조선의 핵무장으로 인한 한국의 핵공포를 극복하는 윤리적이며, 현실적인 방법은 조선과의 전쟁가능성을 소멸시키는 평화구조를 구축하는 것이다.
주한미군철수는 남북평화와 미중러와 공존하는 유일한 길
첫째 한국이 지금까지 조선과의 적대관계를 청산하지 못하는 것은 미국이 중러를 견제하기 위해 한국을 군사기지로 사용해야 하고 그러한 명분을 얻기 위해 미국이 한국에게 조선과 적대하도록 강요해왔기 때문이다.
둘째 조선의 핵무장으로 이론적으로 남북미 간의 전면전은 물론 상당규모의 국지전도 불가능해지고 오로지 우발적인 충돌을 관리하고 비상사태에 대비하는 위기관리가 중요해졌다. 특히 조선의 핵무장을 해제시킬 수 없는 조건에서 남북미 간에 필요한 건 과거와 같은 북미관계정상화, 불가침조약, 평화조약(협정) 등이 아니라 우발적인 충돌이 핵전쟁으로 비화되지 않도록 하는 군축협상이다.
셋째 한국은 코리아반도의 전면전이나 군사분쟁에 대한 결정권이 없기 때문에 조선과 평화구축과 군축협상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조선이 군사문제에 대한 결정권이 있는 미국과 협상하고 한국과 협상하지 않으려는 것은 조선 입장에서 너무 당연하다.
넷째 한국이 자신의 생존을 좌우하는 안보문제에서 자기결정권이 없는 이유는 미국이 주한미군을 통해 한국을 정치군사적으로 지배하고, 이러한 지배를 동력으로 삼아 사회경제적 종속을 구조화시켰기 때문이다.
따라서 조선의 핵무장 완성 이후 한국정부와 한국 민중의 급선무는 주한미군을 철수시켜 핵전쟁을 막는 남북평화와 남북통일을 조선과 협상할 수 있는 자주권을 회복하는 것이다.
민주당도 핵전쟁을 예방하려면 미군철수의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국민중들은 운동차원에서 주한미군의 전면적인 즉각 철수를 주장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정권을 담당하는 중도보수의 정부 입장에선 주한미군을 한국에서 단기간에 전면적으로 철수시키는 것이 현재로서 어렵다. 중도보수 정권도 조선과의 핵전쟁을 피하려면 장기적으로 미군을 철수시켜야 한다는 점을 인정하고 단계적 로드맵을 통해 여론의 지지를 받고 미국을 압박할 필요가 있다.
첫 단계는 한국이 전시작전권을 환수하여 남북전쟁을 막을 수 있는 결정권을 갖는 것이다. 미군은 한국군에 육군 중심의 작전권을 일부 이양하고 한미연합군 구조를 유지하면서 계속해서 핵무기, 미사일 체제, 해군과 공군 중심의 원거리 타격 분야에서 한국군의 작전권을 장악할 계획이다. 따라서 한국이 전작권을 완전히 회복하려면 어떠한 형태이든 한미연합군 형태를 거부해야 한다.
두 번째 단계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을 개정하여 군사주권을 완전히 회복하는 것이다. 미군이 보유한 전시작전권은 유엔군사령관으로부터 나오는 것이므로 한국 국내법으로 유엔군의 작전권을 폐지하고 순수한 감시기구로 전환시켜야 한다. 미군의 자동개입조항, 영구주둔조항, 무상공여조항을 삭제하고 한국정부가 미군의 기지사용을 주기적으로 허락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 하지만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는 한 한국의 의지와 상관없이 북미간의 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
세 번째 단계는 주한미군의 상시주둔을 없애고 필요할 때 일시적으로 공동훈련을 하는 단계로 전환해야 한다. 일시적인 공동훈련은 동아시아에서 우발적인 충돌을 막는 소규모여야 하며 특정국가를 겨냥하거나 전면전을 전제로 한 대규모 군사훈련은 폐지돼야 한다.
따라서 한미 간의 모든 공동군사훈련을 폐지하고 타국 사례와 마찬가지로 대등한 군사교류관계로 전환해야 한다. 미국은 주한미군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서 한국경제를 인질로 삼기 때문에 군사주권을 회복하려면 미국에 일변적으로 의존하는 경제구조를 중국, 인도, 동아시아 등으로 점진적으로 다변적으로 전환시켜야 한다. 향후 중국, 인도, 동아시아, 브릭스의 경제규모가 급성장하기 때문에 미국에 대한 의존을 줄일 수 있다.
조선의 핵무장 이후 한국 자주화운동의 과제
남북통일은 평화통일을 전제로 하며 무력에 의한 통일은 과제가 아니라 사변이므로 운동목표일 수 없다. 평화통일은 남북의 민중과 남북의 정권이 힘을 합해 이뤄내는 것이다. 다만 남북통일은 변함없는 근본적 과제이나 현재 국면에서는 단기적 운동과제가 아니다. 한국정권이 대미종속을 극복할 의지가 없는 상태에서 조선이 한국정권과 민족문제를 논의할 의사가 없기 때문이다.
즉 남북통일과 남북평화 및 남북교류는 꽉 막혀 있다. 현재로선 남북평화는 정권 간의 협상이 아니라 무간섭과 핵전쟁의 두려움 즉 냉전의 결과로서만 가능하다. 결국 남북문제는 통일이든 평화이든 교류든 현재로서 민중운동의 당면과제로 설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과거처럼 한국정부나 민중이 북미관계정상화나 불가침조약, 평화조약(협정)을 주장한다고 한들 영향력도 없으며 북미가 크게 관심을 갖지도 않는다. 미국이 주한미군 주둔의 명분을 스스로 포기하는 북미관계정상화, 불가침조약, 평화조약(협정)에 동의할 리가 없고 조선 또한 핵무장으로 자주국방을 완성한 마당에 미국에게 이런 것들을 구걸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이 핵무장 못한다면 조선과 핵전쟁가능성을 없애고 평화공존의 길을 찾고 나아가 장기적으로 평화통일을 추구해야 한다. 남북이 이런 논의를 하려면 한국이 대등한 지위에서 협상할 수 있는 자주권을 회복해야 한다. 즉 작전권을 돌려받고 종속적인 한미관계를 청산하고 주한미군을 철수 시켜 군사주권을 되찾는 것이다.
군사주권 회복의 최종 목적은 전작권 회복이나 한미동맹 변화가 아니라 주한미군철수이다. 군사주권 제약의 출발점과 근본원인이 주한미군이기 때문이다. 특히 주한미군은 대규모 한미군사훈련을 구조화시키고 있다. 조선의 핵무장완성 이후에도 미국은 조선의 체제전환을 겨냥하고 대규모 군사훈련과 군사적 압박을 통해 조선체제를 흔들려고 하는데, 주한미군은 그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즉 주한미군이 있는 이상 코리아반도에서 비록 북의 핵무장으로 전면전 가능성이 없다고 해도 군사적 긴장이 구조화되고 남북관계도 개선되기 어렵다. 또한 주한미군은 중러와의 군사적 대치를 유지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 미국이 한국을 인질로 잡고 있는 도구가 주한미군이다.
결론적으로 조선의 핵무장 이후 한국 민중의 자주화운동의 과제는 조선과 평화공존을 추구할 수 있는 자신들의 정치군사적, 경제적 자주권의 실현이며, 특히 그 핵심인 주한미군철수로 집약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