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전쟁을 입에 달고 사는 살벌한 조선에서 왠 ‘애완동물 유행’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퍼스트레이디, 퍼스트도터 김주애는 이미 지난 2월 16일 ‘화성지구 4단계 1만 세대 살림집 준공식’ 때 ‘화성애완동물상점’에서 애완동물을 안고 있는 모습을 노동신문을 통해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그런데 지난 4월 3일 노동신문에 김정은 부녀가 이 상점에서 애완동물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모습을 다시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최근에 수도와 지방에서 애완동물들을 키우고 있는 가정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애완동물들과 그에 따르는 여러 가지 관리용품들을 판매하고 전문적인 봉사를 제공하는 상점을 새로 꾸리도록 하였다”라면서 조선에서 국가의 시책에 따라 애완동물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모든 것이 김정은 위원장과 국가의 전략에 따라 수행되고 선전되는 조선에서 애완동물 유행을 의도적으로 부각시키는 것은 김정은 위원장의 국가전략과 관련돼 있다.
애완동물 장려는 인민대중제일주의와 정상국가 전략의 일환
첫째는 인민대중제일주의에 따라 인민들에게 선진국 못지않은 생활수준을 보장하겠다는 것이고, 이에 따라 각종 오락시설과 휴양시설을 대대적으로 건설했으며, 이제는 인민들에게 애완동물을 키우는 즐거움을 선사하겠다는 것이다.
둘째는 잘 사는 서구에서 일반화돼있는 인민들의 애완동물 취미가 조선에서도 일반화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최고 지도부도 인민들처럼 애완동물을 귀여워해주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최고지도부의 인간적이며, 안정적인 친근한 이미지를 형성해 인민들에 대한 소프트 파워 즉 권위를 높이기 위한 것이다.
셋째는 대외적으로 조선이 다른 선진국과 다름이 없는 안정적인 정상국가라는 점을 과시하여 국제적으로 핵무장에 대한 공포를 완화시키고 미중러 수준의 정상적인 핵무장국가로서 지위를 인정받겠다는 장기적인 고도의 심리전의 일환이다.
퍼스트독이나 퍼스트캣이 등장할 가능성 높아
이처럼 조선이 애완동물 샵을 보여주고 김정은 부녀가 강아지와 고양이를 껴안고 있는 모습을 선전하는 것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꿈, “정상국가 달성‘과 관련돼 있다. 매우 친근하고 안정된 조선과 리더십을 대내외에 보여주려는 김정은 위원장은 노력이 집권초기부터 구상된 것을 추진하고 있는 중이다.
사회주의국가는 전통적으로 퍼스트레이디 개념이 없었다. 하지만 중국이 시진핑 시절에 퍼스트레이디를 부각시키고 있는데, 이는 미국과 같은 안정적인 강대국을 지위를 국제사회로부터 인정받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다.
대부분의 선진국에선 퍼스트레이디, 퍼스트도터, 퍼스터독이 일반화돼 있으며, 이는 지도자가 국민들에게 다가가 그들로부터 친근한 권위를 획득하는 통치기술이다. 퍼스트레이디, 퍼스트시스터, 퍼스트도터에 이어 퍼스트팻이 등장할 것이다.
한미, 가족 등장을 정상국가론이 아닌 권력승계의 관점에서만 해석
김정은 시대에 조선도 선진국의 이러한 친근한 권위 형성이라는 소프트파워를 국내외에 과시해왔다. 첫째는 여성정치인이 일반화돼 있는 국제정치의 현실을 고려하여 현송월, 최선희, 김여정과 같은 여성정치인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이다. 리설주나 김주애의 등장도 이와 관련이 있다.
둘째는 김여정을 퍼스트시스터로, 리설주를 퍼스타레이디로 김주애를 퍼스트도터로 부각시키는 등 백두혈통의 가족들을 국내외에 부각시키는 것이다. 조선이 최고지도부의 친근한 권위와 안정적인 정상국가로서 지위를 강화하기 위해 최고지도자의 가족을 부각시켰지만 지금까지 한미는 오로지 권력승계의 관점에서 갇혀 이러한 정치현상을 해석해왔다.
한미는 리설주가 등장하면 모택동 시절의 강청처럼 배우자정치에 전면 나선다던지, 김여정이 등장하면 김여정이 제2인자라든지 권력을 승계한다든지, 김주애에 등장하면 후계자로 인정됐다는 등 제멋대로 해석해왔다. 심지어 최근에는 한미의 전문가라는 자들이 김여정과 김주애가 권력투쟁을 할 것이라는 예측을 하고 있다.
인민대중제일주의는 정상국가의 실현으로 완성
조선에서 수령은 김일성이 유일하고, 김정은은 수령의 후계자로서 최고지도자이며, 조선에서 후계자 이외에 2인자라는 개념이 없다. 즉 김여정이나 리설주나 김주애가 후계자로 공인받지 않는 한 최고지도자의 의중에 따라 국정운영의 카드로서 언제든지 전면에 나서거나 퇴장할 수 있다. 즉 김정은 위원장의 구상이 유일한 국정철학인 것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초기에 핵무장을 완성하려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선군사상과 인민의 생활수준을 획기적으로 높이려는 자신의 인민대중제일주의를 결합하여 핵과 경제의 병진노선을 추진했다. 하지만 조선은 2018년 노동당 규약과 헌법에서 핵무력의 완성을 선언하고 병진노선을 종료했으며, ‘사회주의 경제건설’을 총노선으로 채택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선군정치라는 부친의 유업을 달성한 것을 선언하고 이제는 자신의 인민대중제일주의의를 독보적인 국가전략으로 채택한 결과가 사회주의 경제건설이다. 즉 조선이 핵무장으로 안보문제를 해결했으니 이제는 선진국 수준의 경제를 건설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조선이 핵무장을 하고 경제건설을 하더라도 국제사회로부터 핵무장한 정상국가라는 점을 공인받지 못한다면 조선은 계속해서 안보딜레마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 김정은 위원장은 국제사회로부터 핵무장한 정상국가로 인정받기 위해 ‘사진 찍기’용에 불과한 북미정상회담을 해왔고 앞으로도 정세가 호전되면 한미정상회담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정상국가가 실현되면 병영국가와 수령체제에 대한 김정은의 인식도 변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최고 전략은 통일도 아니고 주한미군 철수도 아니다. 그것은 외부의 침략을 받지 않고 인민들이 행복하게 잘사는 것이다. 한마디로 국제사회로부터 핵무기를 통제할 수 있는 정상국가로 인정받고 안보문제에서 해방 돼 인민들의 생활수준을 높이는 것이다. 스위스에서 체험한 높은 생활수준을 조선에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조선이 병영국가를 극복하고 정상국가를 과시하기 위해 김정은 위원장은 당과 국가를 구분하고, 최고지도자와 당을 구분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한국의 대미의존성 때문에 남북교류와 통일문제에서 전혀 성과가 나지 않는 조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적대적 두 국가론’을 제기한 것도 인민대중제일주의와 정상국가론과 관련돼 있다.
김정은 위원장의 의도는 남북교류와 통일을 통해 조선반도의 전쟁상태를 끝낼 수 없다면 차라리 분단상태를 정상적인 상태로 인정하자는 것이다. 언제까지 남북문제 때문에 국력을 낭비할 수 없으니 남과 북이 각자 갈 길을 가고 서로 시비걸지 말자는 것이다. 한국이 대미의존성을 극복하지 못하는 한 조선은 핵무장한 정상국가로서 국제적으로 인정받고 전면적인 경제건설과 사회주의 선진국의 길을 가겠다는 것이다.
최근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를 압박함에 따라 조선이 필요해진 중국과 러시아는 김정은 위원장의 핵무장 정상국가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즉 조선은 먼저 중러로부터 핵무장한 정상국가로 공인받은 것이다.
현재 조선 외교의 최고목적은 미국과 평화협정을 맺는다든지, 불가침조약을 맺는다든지, 주한미군을 철수한다든지 그 어떤 부탁이 아니다. 키신저가 강조한 것처럼 보복능력을 겸비한 핵무장은 전 세계 나라와 평화협정이나 불가침조약을 맺은 것이기 때문이다. 조선의 대미전략은 북미간 핵전쟁을 예방하는 북미정상회담의 일상화나 핵통제테이블을 만들어 중러처럼 미국으로부터 단지 핵무장한 정상국가로 사실상 인정받는 것이다.
국제사회로부터 조선이 핵무장한 정상국가로 인정받는다면 조선은 천지개벽이 될 것이다. 김정은 시대에 정상국가가 실현된다면 안보문제와 경제문제를 동시해결하면서 병영국가와 수령체제라는 조선에 중대한 변화가 올 수 있다. 즉 김정은 위원장이 자신의 세대와 후속 세대에 조선을 어떤 모습으로 대전환할 것인지 그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정치경제적 여유가 생기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