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는 왜 조미정상회담에 목을 매나?
트럼프에 대한 전쟁책임론이 확산되고 있어 국면전환용 깜짝 이벤트가 필요하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란전쟁에서 미국이 사실상 패배했다. 미국은 공격미사일부족으로 이란에 대한 공격 규모를 축소하고 있다. 또한 방어를 위한 요격미사일의 부족으로 인해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요격미사일 지원을 중단했다. 그 결과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공격 미사일을 전혀 요격하지 못하면서 피해 규모가 급증하고 있다. 중동에 있는 미군 기지들은 이란의 공격으로 쑥대밭이 되고 있으며 군인들은 미국 본토로 철수하거나 필수인력은 근처 호텔로 피신했다.
베네수엘라와 쿠바에 대한 군사작전, 중동전쟁 등이 이어지면서 미군의 정예부대들의 전쟁 피로감이 극에 이르고 있다. 링컨 항공모함이 제대로 작전을 수행하지 못해 다른 항공모함으로 교체되고 있으며, 그 결과 태평양 지역에 항공모함이 공백상태다. 중국 근해에서 구축함이 동력을 잃어 4일 동안 표류했다.무엇보다 200일 이상 바다에서 작전 중인 링컨 항모의 승조원들이 극심한 고립감, 피로감, 우울증으로 고생하고 있으며 언론보도에 따르면 수차례 투신자살 시도가 있었다. 파병 군인 가족들이 병력 귀국과 전쟁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트럼프가 수년 동안 이란을 공격했지만 미국 정보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일부 부대시설을 파괴했을 뿐 원래 목표인 이란의 핵 제거는 전혀 성과가 없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봉쇄로 인한 국제유가와 미국 내 휘발유 소비자가격 급등으로 트럼프의 국정지지도는 밑바닥을 쳤다.
호르무즈 해협의 주도권을 다투는 양상으로 전쟁이 계속되면서 전쟁 목표는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 즉 전쟁 전 상태로 돌아가는 것으로 축소됐다. 이제 미국이 동맹국의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전쟁역량의 고갈로 인해 호르무즈 해협을 장악하는 것이 불가능해지자, 미국은 전쟁을 포기하고 경제제재로 전환하겠다고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전쟁으로 이란을 붕괴시키겠다고 장담하지만 이란은 이미 50년 동안 최악의 경제제재를 극복해왔기 때문에 경제제재가 새롭지 않다.
올해 11월 중간선거에 대한 여론조사를 보면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하는 것이 확실하고 상원에서도 공화당이 소수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 비록 민주당이 상원에서 2/3를 차지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트럼프가 최종적으로 탄핵되지 않겠지만 하원에서 과반수 의결로 탄핵소추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트럼프가 중간선거를 앞두고 과시용 북미정상회담을 성사시켜 외교적 성과로 삼을 수 있다. 설사 중간선거에서 패배한 이후에 정상회담이 성사되더라도 선거패배로 인한 불리한 국면을 전환할 수 있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미 간에 접촉이 있었을까?
미국의 외교관이 일상적으로 조선과 외교적 접촉을 할 수 있는 상대는 뉴욕의 유엔 주재 조선대표부, 스위스 제네바에 있는 유엔 제네바 사무소 주재 조선대표부,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유엔 빈 사무소 주재 조선대표부 등 조선이 다자외교를 하는 공관이다. 제네바에 인권, 군축 관련 국제기구가 모여 있어 다자외교가 빈번하다. 1994년 북미 간에 제네바 협상이 진행된 곳이다. 빈에는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핵·에너지 관련 국제기구가 있어 조선의 핵무기 감시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기도 한다.
바이든 대통령 임기 동안 미국은 30여 차례 조선에게 대화를 요청했으나 조선은 모두 거부했다.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 조정관에 따르면 당시 바이든 정부는 공개적 또 비공개적 자리에서 전제조건 없이 대북 대화를 재개할 의향이 있다는 점도 밝혔다.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비확산·군축담당 특별보좌관의 미국의 소리 방송 인터뷰에 따르면 바이든 정부가 출범 직후 2021년 2월중순부터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등 여러 채널을 통해 수 차례 북한에 접근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도 2021년 3월 16일 미·일 외교·국방장관(2+2) 회담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위험 고조를 줄이기 위해 우리는 2월 중순부터 뉴욕을 포함한 북한 정권 채널과 접촉하려고 했지만 지금까지 평양으로부터 응답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선중앙통신은 3월 18일 미국이 여러 차례 이메일과 전화 메시지를 통해 접촉을 시도했다며 이 같은 시도는 ‘값싼 속임수’로 시간 낭비라고 비난했다. 최선희 조선외무성 제1부상 역시 담화를 통해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이 철회되지 않는 한 앞으로도 미국의 접촉시도를 무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해 2021년 4월 30일 바이든 행정부는 오바마 행정부의 ‘전략적 인내’정책이나 트럼프 행정부의 ‘일괄타결’ 과 다른 실용적인 대북정책의 방향을 발표했다. 바이든 정부의 새로운 대북정책은 한반도 비핵화를 장기적인 목표로 설정하되 실용적인 절충적인 단계적 접근을 시도하는 것이다. 이로써 조미 간의 간극이 좀 더 가까워졌으며, 바이든 행정부는 이러한 협상기조를 메일로 조선에게 보냈으며, 북한 측이 ‘전달받았다’는 답신을 보냈다. 하지만 실제로 대화에 나서지 않았다.
조선중앙통신은 5월 31일 김명철 국제문제평론가의 논평을 통해 “지금 많은 나라는 바이든 행정부가 고안해낸 ‘실용적 접근법’이니, ‘최대 유연성’이니 하는 대조선(북) 정책 기조들이 한갓 권모술수에 불과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2022년 9월 20일 언론사 간담회에 따르면 미국은 그해 7월까지 수 차례 주로 뉴욕 채널을 통해 조선에게 코로나19와 관련한 물품 지원과 조미 간의 현안을 다루는 대화를 제안했지만 응답이 없었다. 김 대표는 "군축이 아닌, 외교를 통한 완전한 비핵화가 목표"라고 밝혔는데 이는 미국이 비록 단계적 접근을 하지만 협상의 최종 목표는 비핵화라는 점을 확인한 것으로서 조선의 입장과 배치된다. 2023년 8월 17일 존 커비 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의 일본 <교도통신>과의 인터뷰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여러 차례 정상회담을 제안했지만 조선은 응답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실무접촉을 생략한 채 직접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SNS 등을 통해 공개적으로 정상회담을 제안하는 탑다운 방식으로 3차례 조미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으로 취임한 직후 2025년 중순 뉴욕의 조선대표부를 통해 수 차례 자신의 친서를 김정은 위원장에게 전달하려고 했지만 조선이 수령을 거부했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인터뷰와 SNS를 통해 정상회담의 의지를 밝혀왔다. 이에 대해 조선은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 등을 통해 조미 정상 간의 친분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비핵화를 전제로 한 대화에 응하지 않겠다고 밝히고 한미공동군사훈련 등 대북적대정책의 중단을 요구해왔다.
2026년 들어 미국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란 전쟁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트럼프는 북미정상회담을 통해 외교적 성과를 내고 싶어했으며, 특히 조중러연대를 조미정상회담으로 약화시킬 외교적 동기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6월 과거 북미정상회담 사진을 소셜미디어(SNS)에 게재하고 8월 19일 을지 자유의 방패(UFS)' 연습 당일 날 “당장 시작된 훈련을 취소할 수 없으니 대폭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훈련은 방어훈련만 치루고 반격훈련을 생략한 채 일주일만에 끝났다.
결국 대북적대정책의 한 축인 한미공동군사훈련을 대폭 감축함으로써 조선이 요구한 대화조건을 일부 조성한 것이다. 이는 조미 간의 실무접촉에 따른 조선의 요구를 들어줬거나 최소한 조선에게 대화의 진정성을 전달한 것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