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청난 반도체 영업이익 분배 문제는 사실상 전 국민과 관련
삼전과 하닉의 임직원은 16만 명 수준이고 비정규직노동자는 5만 명이 넘는다. 삼전과 관련된 하청 및 협력사만 1,700여개고 하닉까지 합치면 하청 및 협력사 임직원은 최소 수십만 명일 것으로 추산된다.
2025년 말 기준 삼전과 하닉 주식을 보유한 국민은 500만 명이 넘었고 더 늘고 있다. 삼전과 하닉이 초과 납부한 법인세로 정부는 전 국민을 상대로 기름값 상한제를 하고 3,500만명에게 고유가 피해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향후 삼전과 하닉의 영업이익 급증으로 올해 100조, 내년 130조의 추가적인 법인세 수입이 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 표현대로 이 자금으로 국민배당을 고려하고 있다. 코로나 지원금, 민생회복지원금과 마찬가지로 일시적인 기본소득이 실시되는 셈이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영업이익 급증은 현금 자산의 분배 문제를 전 국민에게 확산시키고 있다. 두 기업 노동자들의 성과급 요구에 반발하는 주주는 주식의 시세차익 이외에도 영업이익의 일부를 배당으로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노동자들의 영업이익 분배 요구는 하닉에서 삼전으로 다시 삼성그룹과 현대그룹 전체로, 카카오, IT, 바이오 등 잘 나가는 전체 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 일반 국민들은 삼전과 하닉에 질투어린 비판을 하고 있지만 과거 이들 기업에 국가세금과 정책특혜가 있었다는 사실이 퍼지면서 국민들도 반도체 특수의 혜택을 봐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노동소득과 무관하고 노동소득을 압도하는 자산소득
서울 아파트 투기와 주식투기 및 삼성전자- 하이닉스 성과급을 둘러싼 광풍에 공통점이 있다. 사람들이 노동으로 인한 소득보다 자산으로 인한 소득에 몰입한다는 점이다. 아파트와 주식에 대한 투기는 자산 가격 급등으로 인한 자산의 시세차익을 노린다.
임직원들이 월급 인상 이외에도 영업이익의 일정 비율을 성과급으로 요구하는 것은 현금 자산의 일정 지분을 요구하는 것이다. 주식배당의 요구도 현금 자산의 지분을 요구하는 것이다. 국가가 모든 기업에게 법인세를 걷어 모든 국민에게 지원금을 주는 것은 사회적 총자산의 일정 지분을 국민들에게 나눠주는 것이다.
자본주의가 발전할수록 현금은 넘치고 생산투자를 할 곳이 없어 자산투기로 자산소득이 급증한다. 반면 생산에서 고용이 차지하는 비율이 급감하면서 노동소득은 상대적으로 적어진다. 노동소득보다 자산소득이 높으니 전부 자산소득이나 자산투자에 관심을 가진다. 실업과 아르바이트 저임금에 시달리는 청년들까지 용돈으로 주식투자를 할 정도이다.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2025년 10월 기준 서울 아파트 실거래 평균가격은 ㎡당 1649만 9000원으로, 2015년 10월(644만 6000원) 대비 250% 상승했다. 2026년 4월 21일 종가 기준 코스피(KOSPI)는 6,388이고 2016년 4월 21일 종가는 2,022이라서 지난 10년간 주가 상승률은 약 216%이다.
반면 최근 10년간(2017년~2026년 기준) 최저임금은 6,470원에서 10,320원으로 약 59.5% 상승했다. 근로자 월평균 임금은 2025년 8월 기준 320만 5000원으로, 10년 전 230만 4000원보다 39.1% 오르는 데 그쳤다.
자동화와 자산소득 급증으로 노동과 소득 사이의 상관관계가 붕괴
과거에는 새로운 기계와 기술이 적용되면 그에 따라 새로운 노동수요가 발생했지만 지금은 새로운 기계와 기술의 발명이 인간노동에 거의 의존하지 않는 상태로 진입하고 있다. 생산성 증가로 인한 새로운 고용효과가 급감하고 있다.
즉 자동화, 인공지능, 휴머노이드 로봇 등으로 인해 인류사회는 빠르게 노동이 급감한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노동자 없이 공장이 잘 돌아가고 경제가 성장하는 것이다. 문제는 인간 없이 생산할 수 있지만 인간 없이 소비할 수 없다는 점이다. 경제가 유지되려면 인간의 소비가 필요하고 소비하려면 인간의 소득이 있어야 한다.
결국 인간 대다수가 노동으로 소비에 필요한 소득을 얻지 못하는 상태가 되면서 노동과 무관하게 인간에게 생활비를 줘야 한다. 노동 없이 생활비를 얻는 방법은 자산소득뿐이다. 그래서 자본가와 정부는 기본소득제도를 수용해야 한다.
하지만 현재 기본소득이라고 하면 최저생계비도 안 되는 것이니 이 정도로 국가의 경제를 유지할 수 있는 소비규모가 나오지 않는다. 노동소득으로 보충하는 것은 한계가 있으니 자산소득이 중요해진다. 아파트 시세차익, 월세, 주식 시세차익, 주식배당 등이 대표적인 자산소득이다.
총 자산소득에 의존하는 사회는 공산주의 사회이다.
마르크스는 경제학철학수고에서 자본주의에서 공산주의로 가는 과정에서 자산소득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봤다. 소수의 자본가가 부를 독점하고 대다수의 구성원이 노동자로 착취 받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노동자들은 “나도 자본가가 되고 싶다.”는 욕망을 실현하고자 한다.
노동자들까지 사회의 대다수가 자본가가 되는 간단한 방법은 각자 회사를 차리는 것이 아니라 자본의 일부, 지분, 주식을 소유하는 것이다. 기업의 전체 노동자가 자산의 일부를 소유하는 것이 우리 사주이고 영업이익의 일부를 소유하는 것이 삼전과 하닉이 요구하는 성과급이다.
모든 국민이 삼전과 하닉의 주식 일부를 소유하고 그 배당을 받을 수 있고, 아니면 기업의 영업이익의 일부를 각종 지원금으로 받을 수 있다. 마르크스에 따르면 국민전체가 국가 전체 기업의 주식을 보유하거나 전체 기업의 영업이익의 일부를 배당받을 때 공산주의 1단계가 실현된다.
마르크스가 지적한 대로 사회의 구성원이 사회의 총자산의 일부, 즉 지분을 소유하는 공동소유의 사회에서 모든 구성원은 노동자이자, 자본가이다. 다만 그 구성원들 간의 월급 차이와 지분 차이로 인한 불평등을 인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자본주의사회이다. 전 구성원이 사회 전체 기업의 지분소유자일 때 전 구성원은 자기 기업과 사회 전체 기업의 운영에 참여한다.
이러한 합유적 협동조합적 사회에서 구성원은 일한 만큼 공정하게 지분만큼 불공평하게 배분받느다. 하지만 사회적 잉여재산으로 불평등한 지분을 균등하게 소각하면 사회주의사회가 된다.
마지막에 사회전체의 부가 넘치면 노동과 상관없이 필요한 만큼 배분받는 공산주의가 오는 것이다. 공산주의사회는 사회의 구성원이라면 누구나 생산과 소비를 필요한 만큼 보장받는 집단적 총유의 사회이다.
지금의 생산력도 사회주의 없이 바로 공산주의로 갈 수 있다.
일인당 국민소득이 8만 달러가 넘는 미국이나, 4만 달러에 근접한 한국의 생산력이면 모든 구성원이 적절한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 공산주의가 가능한 수준이다. 사유재산의 양과 직업의 차이에 따른 빈부격차를 정당화하는 강제조치와 이데올로기가 공산주의 실현을 막고 있을 뿐이다.
자동화, 인공지능, 인간형 로봇의 급성장은 이러한 강제조치와 이데올로기를 깨부술 수 있는 객관적 조건들을 만들고 있다. 국가와 자본가가 더 이상 구성원들에게 노동소득을 보장할 수 없으니 기본소득을 수용하는 것은 이미 기정사실로 되고 있다.
문제는 기본소득만으로 구성원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결국 사회의 총자산의 일부 즉 지분을 전체 구성원들에게 나눠줘야 하고, 총기업의 이익도 세금과 재정지출형태로 나눠줘야 한다.
일론 머스크는 자기와 같은 창조적 자본가가 대부분의 사회적 부를 소유하고 극히 일부를 구성원들에게 나눠주는 초독점자본가의 지배사회를 공산주의사회처럼 선전하고 있다. 그는 반도체 기업처럼 빅테크 기업의 주식 몇 주를 전체 구성원들에게 나눠주면 일하지 않아도 배당으로 사치스런 생활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공산주의로의 길을 막고 있는 건 생산력의 한계가 아니라 민주주의의 한계
슬라보예 지젝, 아론 바스타니, 이반 하벨 등 많은 학자들은 현대적 생산력 수준에서 첫째 구성원들이 최소한만 일해도 풍요로운 생활을 할 수 있으며 둘째 노동 없는 사회는 자본가의 착취가 불가능한 사회로서 자본주의 원리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고 셋째 전체 구성원은 전체 기업을 포함한 사회적 부의 지분을 향유하고 넷째 0.1%의 극단적 독점자본가의 저항은 99.9%의 깨어있는 민주주의로 극복할 수 있다고 본다.
삼전과 하닉의 돈벼락에 대해 재투자할 부분을 제외하고 상당 부분을 국민 모두에게 나눠주자는 국민투표를 하면 당연히 통과된다. 필요한 건 전체 사회의 노력으로 형성된 0.1%의 독점적 이익을 99.9%에게 돌려주자는 발상을 차단하는 억압된 민주주의를 해방시키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건 99.9%가 공산주의로 가는 전략을 어떻게 수립할 것인가이다. 사회의 총재산을 사회 전체 구성원이 소유하고 관리한다는 안건을 총투표에 부치려면 전체 구성원들이 이 안건을 찬성해야 하고 그러려면 먼저 자본주의 지배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야 한다.
당장 중요한 건 공산주의를 하자는 투표안이 아니라 99.9%가 승리할 수 있는 공정한 여론형성제도, 선거제도를 먼저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자본가 논리를 강요하지 못하도록 자본과 종교가 언론, 교육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하고, 구조적으로 자본가가 독점하는 선거제도를 바꿔야 한다.
자본과 정부가 민주주의를 계급중립적이라고 강변한다면 99.9%는 민주주의를 진짜 계급중립적으로 만들자는 투쟁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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