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북핵 방어 불능 인정, 군축과 스타워즈 필요

 미사일 발사 초기 상승단계에선 요격 불가능

탄도미사일 방어체계 개발은 ‘종말단계→중간단계→상승단계’의 순서로 진행돼 왔다. 미사일 발사는 로켓 추진제의 열기에 의해 바로 감지된다. 물체에서 발생하는 열을 탐지해 시각적을 보여주는 적외선(IR)카메라는 적의 미사일이 내뿜는 열을 감지해 영상으로 보여준다. 미사일이 일정 고도로 올라가면 지상 및 해상레이더에 포착된다. 

발사 초기 발사 각도를 파악하거나 그렇지 않다면 미사일 크기와 종류, 속도, 궤적을 통해  타격지점을 알 수 있다. 발사 30초에서 40초 만에 발사 확인을 하고 추적 자료를 받는다. 65초가 지나면 어디로 가고 있으며 어디로 방향을 돌릴 지 알 수 있다. 65초에서 300초 사이에 ICBM의 로켓 모터 연소가 끝나기 전 미사일을 격추할 수 있다. 하지만 고체연료의 연소 시간은 180초에 불과하다. 

상승단계의 탄도미사일은 크기가 크고 비행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려서 탐지와 추적이 쉽다. 하지만 발사 원점 가까이 탐지해야 하고 요격해야 하는 한계가 있다. 중국과 러시아, 이란은 영토가 넓어서 이 방법을 적용하기가 어렵다. 상승단계 요격은 공중발사레이저(ABL)나 요격탄을 쏘는 것이나 아직 실전에 배치되지 못했다. 출력의 에너지빔을 낼 수 있는 장치를 소형화하고 기상상태 등에 따라 레이저빔이 대기 중에 산란되는 것을 최소화하는 것이 향후 난제이다. 

미국의 소리와 인터뷰를 한 자가나스 산카란 텍사스 주립 오스틴 대학교 교수에 따르면 북한 방공 범위를 감안해서 요격기를 북한 해안에서 100km 떨어진 동해에 배치할 수 있다. 발사 장소가 동해에서 멀어지고 북한 내륙지방으로 들어가거나 청강읍처럼 중국 국경과 가까워질수록 어려워진다. 서해 쪽은 중국이 방해하지 않아야 한다.


우주권에서 장거리 요격미사일은 44개에 불과

중간단계는 탄도미사일의 탄두가 연소를 마친 로켓에서 분리돼 관성의 힘으로 외기권(고도 100km이상 상공)에 진입해 정점에 다다른 뒤 중력에 이끌려 서서히 하강해 대기권이 진입하기 이전까지의 단계를 총칭한다. ICBM의 경우 중간단계 비행시간이 20분이다. 

미국의 요격미사일(The Ground-Based Interceptor, GBI)는 지상기반 미사일(GMD·Ground-Based Midcourse Defense) 방어체계 중 가장 높은 고도에서 운용돼 ICBM을 중간단계인 대기권 외부에서 1회 발사로 미국 본토 전체를 방어할 수 있다. 사거리 5300킬로, 최고 고도 2000킬로에 달한다. 미국은 현재 미 본토에 대한 ICBM 공격 방어를 위해 캘리포니아주 반덴버그 공군기지에 40기, 알래스카주 포트 그릴리 요새에 4기의 GBI를 배치하고 있다. 

요격미사일 1발당 보통 70~80%가량의 요격률을 지니며 격추하기 위해서는 2~3개의 요격 미사일을 동시 발사해야 한다. 2002~2016년 9번의 GMD 미사일 요격 실험에서 6번은 실패했다. 미국은 ‘차세대 요격미사일(NGI)’을 2028년까지 배치할 예정이다. 

‘중간단계’에서 요격하는 스탠다드-3(SM-3)는 주로 중단거리 요격용이나 블록 2A는 ICBM이 미국 본토에 도착하기 전 요격하는 수단이다. 최대 사거리는 2200km, 고도 100㎞에서 최대 1000㎞이며 540여발을 보유 중이다. 미국은 영토가 넓어 SM-3은 일부 지역만 방어할 수 있다. SM-3 무장한 57척의 이지스함이 미국 본토 전체를 방어할 수 있다. SM-3를 한 지역에서 대량 발사할 수 없으므로 핵심지역을 타격하는 여러 개의 미사일을 모두 요격할 수 없다.

일본은 이지스함에 배치했으며, 한국도 고각발사에 대비하여 도입 예정이다. 하지만 SM-3은 북이 남을 향해 쏘는 단거리미사일이 아닌 일본 본토나 오키나와·괌 등을 향해 쏘는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쏘아 맞히는 데 적합하다. 


종말단계에서 ICBM 요격은 천운에 맡기는 꼴

종말단계인 탄도탄의 재돌입 단계 요격은 사거리 200킬로 비행고도 150킬로인 사드(THAAD)와 사거리 60킬로 비행고도 36킬로인 신형 패트리엇(PAC-3)계열 미사일이 담당한다. 이들은 배치 주변 지역만 방어하며 직격탄으로서 충돌에너지로 발생하는 고열은 적 미사일에 탑재된 핵무기나 생화학물질을 태워 공중분해한다.

이스라엘이 2024년 4월 13일 이란이 발사한 드론 170대, 순항 미사일 30기 이상, 탄도 미사일 120기 중 99%를 요격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이란은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정보를 미국에 미리 제공했으며, 미국, 영국 등 이스라엘 우방들은 미사일 탐지, 요격 등을 도와줬다. 미 중부사령부에 따르면 미국은 이란이 띄워 올린 80기 넘는 UAV(무인항공기·드론)를 파괴했으며, 탄도미사일 최소 6발을 무력화했다. 즉 이스라엘에 도착하기도 전에 이란의 무기들이 무력화된 것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이 사례에 적용할 수 없다.  종말단계는 1분 내외인데 이 시간 동안 탐지하고 요격하는 것이 어렵다. ICBM의 속도는 마하 20이 넘는데, 마하 8의 사드나 마하 4의 페트리어트로 요격하기 힘들다. 또한 종말단계의 ICBM의 표면온도는 수천도에 이르고 탄두 주변의 공기가 이온화돼 레이더 신호를 왜곡시킨다. 무엇보다 재래식 무기와 핵무기를 동시다발적으로 발사하면 사실상 모두 요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수십 개 이상의 핵미사일을 모두 격추하는 건 기술상 불가능

핵전쟁의 개념은 최초 공격으로 보복수단을 제거하는 대량 공격이므로 핵미사일 공격은 냉전시대 1,500기, 최근에는 수 백기를 동시에 발사한다. 하지만 미국의 경우 중거리요격미사일 GBI는 44개에 불과하고 SM-3 Block 2A도 미국 본토에 100개미만 배치돼 있다. 

따라서 미사일방어시스템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수백 기 갖고 있는 미중러 사이의 방어전략이 아니다. 미사일 테러나 불량국가의 공격, 우발적인 공격 등을 대비하는 것이다. 미국, 러시아, 중국 등 대량핵무기 보유국 간에는 모두 공멸한다는 상호확증파괴로 전쟁이 억제된다. 

결국 대륙간탄도미사일 수십 개가 동시에 날아오면 중간단계에서 전부 요격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미국은 전면핵 전쟁 때 미사일 타격지점을 탐지하여 워싱턴과 주요대도시만 보호하는 것도 어려워진다. 북의 현재 대류간탄도미사일의 개수가 20여개 정도로 알려져 있다. 북이 몇 개의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 미국이 막을 수 있지만 수십 개를 동시에 발사하면 방어가 불가능하다. 


대북강경파인 빅터 차도 조선의 핵무장 인정하고 군축협상 제기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가 28일 워싱턴 특파원 간담회에서 “북한 비핵화는 단시일 내 달성이 어려운 목표가 됐다”며 “미국은 북한과의 ‘차가운 평화(cold peace)’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빅터 차는 한국의 참수작전 개념이나 조선의 핵무기를 선제공격하는 킬체인 개념이 조선으로 하여금 선제적인 핵공격을 하도록 유발할 수 있다면서 이런 정책의 재검토를 제안했다. 

즉 조선 입장에서 참수작전이나 선제공격이 시작됐다고 판단하면 먼저 한미를 상대로 핵무기를 발사하려고 하기 때문에 핵전쟁 위기가 증폭된다. 특히 조선의 핵무기  사용가능성을 높이는 건, 아시아에서 중러의 핵무기사용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북미 핵전쟁이 발생하면 우리에게는 20분 정도밖에 여유가 없다고 밝혔다. 

관련하여 조선이 개성 근방에서 전술핵탄두를 탑재한 극초음속미사일을 발사하면 서울에 1분만에 도달하기 때문에 킬체인의 요격 개념이 성립될 수 없다. 전술핵이라고 해도 핵무기사용가능성이 언급될수록 한국, 일본, 이란, 사우디 등 핵위협에 노출된 나라들은 미국의 압력을 뚫고 핵무장을 하려는 의지를 강화하게 된다. 

빅터 차는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국장을 지내며 6자회담에 관여했으며, 2018년 트럼프 행정부 당시 주한미국대사로 내정되었으나, 트럼프의 한국정책에 반대해 철회됐다. 그는 당시 북한에 대한 제한적 선제 타격인 코피 전략(Bloody Nose Strategy), 한미 FTA 폐기, 주한미군 철수 및 대피 준비 등에 반대했다. 

특파원 간담회에서 밝힌 빅터 차의 주장은 지난 4월 21일 포린어페어스에 기고한 주장의 연장선이다. 다음은 기고문의 요지다.


미국은 중국, 러시아, 이란 등과 동시에 갈등을 겪고 있기 때문에 조선과 협상해서 적의 수를 줄일 필요가 있다. 현재 조선은 50개의 핵폭탄을 보유하고 있으며, 40~50개의 핵폭탄을 추가로 만들 수 있는 충분한 양의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을 비축하고 있다. 조선은 핵탄두 200개 이상을 보유한 프랑스나 영국의 수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 조선은 20가지에 달하는 다양한 운반 시스템을 개발했고 핵추진잠수함을 건조 중이다. 

미국은 현재 조선의 핵미사일 공격을 완전히 요격할 수 없으며, 조선을 선제공격하더라도 조선의 핵보복을 피할 수 없다. 미국이 조선과 타협하지 않으면 조선이 중러의 협력을 받아 미국의 본토는 갈수록 더 안보위협에 노출된다. 미국은 조선의 비핵화를 장기목표로 미룬 후 먼저 본토방어와 핵군축 문제를 조선과 협상해야 한다. 

우발적인 핵전쟁을 예방하기 위해 상호 위기관리 시스템 구축, 장거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배치 제한, 핵물질 추가 생산 중단, 핵·미사일 실험 금지 등을 협상 의제로 삼아야 한다. 미국은 (조선의 핵무장을 사실상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조선과 협상하는 것에 대한 한일의 협력을 얻기 위해  미사일 방어 협력 강화, 한·미·일 안보 협력 확대, 요격 미사일 공동 생산 등 확장억제력 논의도 병행해야 한다.


조선의 핵미사일 요격 불능 언급하며 스타워즈 계획

최근 바이든 정부나 트럼프 정부 모두 과거의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원칙을 완화하여 조선의 비핵화를 장기과제로 설정하고 우선적으로 본토의 핵위협을 감소시키고 조선의 핵무장 속도를 늦추는 핵군축 협상을 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그런데 트럼프의 2기 행정부에서 미국의 전문가는 물론 정부기관까지 북핵협상의 필요성 이외에도 공식적으로 조선의 미국본토에 대한 핵타격 능력을 인정하고 있다. 2025년말 미국의 국가안보전략에서 조선의 비핵화 자체를 언급하지 않았으며, 국방전략에서 조선이 본토타격능력을 가질 수 있다고 보았다. 2026년 미국의 안보위협평가에서 조선이 핵무기로 미국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이미 구비했고 미국의 요격을 회피할 수 있는 능력도 보유했다고 인정했다. 

최근 4월 27일 마크 버코위츠 미 국방부 우주정책 담당 차관보는 “현재의 미사일요격망은 동시다발적이며, 다양한 유형의 핵공격을 방어할 수 없다."면서 중러와 마찬가지로 조선도 미국의 방어망을 뚫고 본토를 공격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는 대규모 마시일 공격도 방어할 수 있도록  1천850억 달러를 투입해 2035년까지 인공위성이 요격하는 새로운 방어망(골든돔)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이 1983년 소련의 대규모 대륙간탄도미사일들을 인공위성을 통해 요격하는 전략방위구상(SDI, Strategic Defense Initiative) 즉 스타워즈 계획을 발표했으나 예산 문제로 중단됐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 스타워즈 계획을 골든돔으로 명칭을 바꿔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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