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납치 이후 미국의 베네수엘라 및 쿠바에 대한 관계 변화

 마두로 납치 이후 미국의 베네수엘라 및 쿠바에 대한 관계 변화


트럼프 ‘쉬운 승리’에 도취해 이란전쟁 수령에 빠져


미국하원 외교위원회에서 미주대륙 문제를 다루는 서반부소위원회(Western Hemisphere Subcommittee) 지난 4월 16일 "마두로 이후 라틴아메리카"라는 주제로 청문회를 개최했다. 이날 청문회는 쿠바계로서 쿠바인들이 모여사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지역구 출신인 마리아 엘비라 살라자르(Maria Elvira Salazar) 공화당 의원(위원장)과 멕시코계로서 텍사스주 지역구 출신인 호아킨 카스트로(Joaquin Castro) 민주당 의원(간사)이 주관했다.


 쿠바와 베네수엘라에서 외교관 생활을 한 마이클 G. 코작 (Michael G. Kozak) 국무부 서반구 담당 선임국장이 증인으로 출석하여 의원들의 질의에 응답했다. 이 청문회 내용은 현재의 베네수엘라와 쿠바에 대한 트럼프의 외교방향과 이에 대한 미국 양당의 시각을 반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안보전략은 1기에 중국에 집중했지만 2기에 중남미에 집중하는 것으로 전환됐다. 그 이유는 국경문제라는 국익이외에도 외교안보정책의 대상을 중남미의 약소국가로 전환하여 실추된 미국의 자존심을 저비용으로 쉽게 회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나 쿠바와 같은 약소국과 '이기기 쉬운 전쟁'을 통해 자신의 지도력을 부각시키고자 했다. 


실제로 미국은 마두로 납치 이후 베네수엘라를 굴복시키고, 쿠바에게 베네수엘라 모델을 적용하려는 협상을 진행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전략이 성공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성공에 도취돼 이란정부에도 이런 모델이 가능할 것이라고 오판해 중동전쟁의 늪에 다시 빠져든 상태다.



루비오가 남미 전권, 밴스에게 중동 협상권 부여


쿠바계 상원의원 출신인 루비오 국무장관이 베네수엘라과 쿠바에 대한 실무적인 정책결정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란전쟁에서 좌충우돌하면서 위기에 처한 트럼프가 밴스 부통령을 구원투수로 내세워 이란과 직접 협상하고 있다. 밴스 부통령이 만약 공화당 대통령후보가 돼 당선된다면 트럼프 일가의 모든 부패와 범죄에 대해 사면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트럼프가 밴스 부통령의 협상에 힘을 실어줄 수 밖에 없다. 


현재 미국의 베네수엘라 외교안보의 최우선 순위는 베네수엘라의 원유자원에 미국이 안정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현 정부를 안정화시키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은 베네수엘라 로드리게스 정부의 정통성을 사실상 인정하고 있다. 미국은 마두러의 후계자인 로드리게스 임시대통령을 하야시킬 수 있는 대선일정을 베네수엘라 정부에 강요하지 않고 있는데, 이날 청문회에서 양당 의원들은 이점에 대해 비판했다. 



미국과 베네수엘라 서로 실익을 추구 중


트럼프 행정부는 베네수엘라의 야당지도자로서 노벨평화상을 탄 마차도에 대해 정권인수능력이 없다고 공언하고 있으며, 마차도가 안전하게 베네수엘라로 귀국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협조하지 않고 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의 원유를 수입한 대금 5억 달러를 이미 베네수엘랄정부에 송금했다. 


4월 현재 미국은 베네수엘라가 30억 달러의 원유를 수출하도록 허용했으며, 그 대금은 미국 재무부 계좌를 거쳐 베네수엘라 정부에 송금될 예정이다. 미국은 루비오 장관의 결재를 받아 베네수엘라 정부가 석유대금을 원유생산시설 투자, 인도주의 목적으로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로드리게스 임시대통령은 정치범을 석방하고 야당인사에 대해 사면령을 내리고 마두로이 측근 일부를 요직에서 추방하는 등 미국의 화해노선에 협력하고 있다. 또한 베네수엘라는 석유에 대한 국유화 정책을 일부 후퇴하여 외국인이 국영기업과 합작할 수 있게 허용하고 이 경우 국영기업의 지분이 50%가 넘지 않도록 하는 법률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청문회에서 카스트로 민주당 간사는 미국이 사회주의국가인 중국 및 베트남에 대해 체제전환을 요구하지 않는 상태에서 대규모 교역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쿠바에 대해서도 똑같은 모델이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언급했다. 



미국과 쿠바, 베네수엘라 모델 협상 중


미국은 쿠바의 반정부시위를 선동하고 쿠바에 대한 군사적 개입을 협박하는 한편 쿠바 지도부에게 베네수엘라 모델을 받아들이라고 화해의 손짓도 하고 있다. 미국과 쿠바는 4월 들어 아바나에서 차관급 회담을 열고 쌍방의 조건에 대해 협상하고 있다. 


미국은 이런 협상과정에서 쿠바에게 당근을 주고자 인도주의라는 명분으로 쿠바정부가 붕괴되지 않을 수준의 원유를 러시아로부터 수입하는 것을 허용했다. 이날 청문회에서 살라자르 위원장은 미국에서만 쿠바계 미국인들이 지난 10년 동안 89억 달러를 쿠바의 친지들에게 송금했고 그 돈이 쿠바정부를 생존하게끔 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송금을 방치하는 정책에 대해 비판했다. 


현재 쿠바 상황을 보면 혁명2세대인 1960년생 미겔 디아스카넬 (Miguel Díaz-Canel)가 국가주석 겸 공산당 제1서기다. 하지만 혁명1세대인 라울 카스트로는 94세로서 2021년 공상당 제1서기에서 물러난 후 공직이 없지만 배후에서 결정적인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또한 카스트로 형제의 아들과 딸, 사위, 손자들이 쿠바 공산당, 정부, 군부, 국영기업의 요직에 진출한 상태다. 



미국 일부, 디아스카넬 희생하고 체제보존과 세대교체 전망


특히 라울 카스트로의 손자 라울 기예르모 로드리게스 카스트로(41)가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측 인사들과 막후 협상을 하고 있다. 오스카르 페레스 올리바 프라가(54) 부총리 겸 외국무역·외국인투자부 장관 역시  카스트로 형제의 외종손(外從孫)로서 해외 쿠바 망명자들이 자국에 투자할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하며 실세로 등장하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지도부가 마두로 납치 이후 미국과 타협하는 로드리게스 임시대통령을 용인하듯이, 쿠바의 지도부 역시 디아스카넬 주석의 퇴진으로 미국의 분노를 누그려뜨린 후 미국과 타협하는 제3세대 새로운 지도부를 카스트로 가족의 진영에서 내세울 수 있다는 관측이 미국 일부에서 흘러나온다. 


미국의 중남미 정책에서 핵심은 중러를 중심으로 한 반미전선을 중남미에서 붕괴시키는 것이다.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중러뿐만 아니라 쿠바 및 이란의 인적 물적 연결을 단절할 것을 베네수엘라 정부에 관철시키고 있다. 국제관계에서 국익이 최우선이고 이념과 정치노선은 국익을 포장하기 때문에 국익이 변경되면 이념과 노선도 변경된다는 것이다. 즉 외교에서 영원한 적도 우방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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