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핵무기 없어도 족집게 폭격 불가능 판단
1993년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은 북한의 핵시설을 기습 폭격하여 제거하는 족집게 공습을 실행하고자 했다. 북한의 핵시설을 정밀 폭격하려면 2025년 이란에 대한 폭격에서 보듯이 미사일만 가지고 안 되고 벙커버스터를 실은 폭격기를 동원해야 한다. 또한 보복수단인 장사정포를 무력화시켜야 한다.
미군은 북이 보복작전을 벌이는 지휘부, 탐지 및 방공시스템, 북한 전역에 있는 핵시설, 수도권을 타격할 수 있는 수백 개의 장사정포를 무력화시키려면 강력한 정밀유도폭탄 천발을 동시에 발사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이는 지대지미사일뿐만 아니라 폭격기, 전투기, 항모기 등을 총동원해야 가능한 수준이다.
클린턴은 이 작전이 성공된다고 해도 살아남은 장사정포가 수도권의 미군부대와 인구밀집지역을 타격했을 때 감당 못하는 사상자가 나온다는 보고를 받고 작전계획을 철회했다.
2016년 오바마 대통령은 북이 핵무기 개발을 완료하지 핵무기를 전부 무력화하는 족집게 공습을 하기로 하고 구체적인 작전수립을 국방부와 국가정보장에게 지시했다. 정보기관과 국방부는 북이 핵무기를 지상 사일로, 트럭, 기차, 선박 등에 분산시켜 놓고 가짜 탄두와 발사대를 운영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전면적인 기습공격을 하더라도 북한 핵무기의 15%가 살아남는다고 보고했다.
미국본토가 아니라도 한국과 일본의 미군기지에 북의 핵미사일이 한발이라도 떨어진다면 수만 명의 피해가 난다는 국가정보장의 보고에 오바마는 족집게 공습을 포기했다. 결론적으로 1993년과 2016년에도 하지 못한 족집게 공습이나 참수작전을 북이 핵무기를 대량화, 고도화, 다종화한 현 시점에게 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러시아의 ‘방위선’과 ‘죽음의 손’
‘종말의 무기’(Doomsday Machine)는 1950년대 후반 미국의 허만 칸이 고안한 자동화된 핵보복 시스템 구상이다. 소련과 러시아의 핵무기 자동반격 시스템을 소련과 러시아에선 '방위선’(Perimeter)으로 서방에선 ‘죽음의 손’(Dead Hand)으로 부른다. 소련은 1980년대 레이건이 핵무기 경쟁을 시작하자, 인간이 개입하지 않는 자동화 보복시스템을 개발하기로 했다. 이 시스템은 모스크바 지휘부나 전략핵무기 사령부와 연락이 끊어지면 모든 핵무기가 자동발사되는 방식이다.
미국의 선제공격을 받아 핵무기 네크워크가 파괴되면 지하 수백미터나 핵잠수함에 숨겨 놓은 지휘미사일이 자동으로 발사된다. 이 지휘미사일은 소련 상공을 순회하면서 독립적인 신호체제로 살아남은 핵 미사일들을 활성화시켜 미국 본토로 발사한다.
하지만 컴퓨터의 오류작동을 우려해 실제로는 지하 깊숙이 소수의 핵무기 통제요원들이 핵미사일을 통제하는 ‘방위선 명령 로켓’(Perimeter command rockets)을 발사하는 방식으로 수정됐다. 소련은 1984년 11월 방위선에 대한 모든 시험을 마치고 1985년 초 실전에 배치했다. 이는 당시 레이건의 스타워스 계획 즉 ‘전략방어구상’(SDI)에 대한 대응책이었다.
2003년과 2011년 러시아 군 관계자들의 발언 및 최근 2025년 보도에 따르면 방위선 프로그램은 여전히 전투 대기 상태(operational status)로 유지되고 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이 2025년 7월 31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전설적인 ‘죽음의 손’이 얼마나 위험한지 기억하라"(remember how dangerous the fabled 'Dead Hand' can be)고 경고하면서 현재 러시아가 이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러시아는 레이더 조기 경보 시스템과 극초음속 미사일을 이 체계에 연동시키는 등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하고 있다. 러시아군이 실전 배치한 RS-24 야르스(Yars) 대륙간 탄도미사일 개별기동 전투부(MIRV)에는 250kt급 열핵탄두 6발이 들어간다. 한꺼번에 6개 도시를 공격할 수 있는 미사일이 최소 수십개 최대 수백개가 동시에 발사되므로 미국은 이를 요격할 수 없고 사실상 붕괴된다.
북한의 핵방아쇠
북한이 운용하는 핵무기 종합관리체계의 명칭은 ‘핵방아쇠’다. 핵방아쇠라는 명칭은 2023년 3월 28일 북한의 언론보도를 통해 세상에 처음 알려졌다. 북한은 2022년 9월 8일 최고인민회의 법령(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핵무력정책에 대하여’을 발표했다. 이 법에 따르면 국가핵무력에 대한 지휘통제체계가 적대세력의 공격으로 위험에 처하는 경우 사전에 결정된 작전방안에 따라 도발원점과 지휘부를 비롯한 적대세력을 괴멸시키기 위한 핵타격이 자동적으로 즉시에 단행된다.
조선중앙통신 2023년 3월 20일 보도에 따르면 핵반격가상종합전술훈련은 핵타격지휘체계관리연습과 핵반격태세에로 이행하는 실기훈련, 모의핵전투부를 탑재한 전술탄도미싸일 발사훈련으로 나뉘여 진행되였다.
조선중앙통신, 2024년 4월 23일 보도에 따르면 핵반격가상종합전술훈련은 국가 최대 핵위기사태 경보인 화산경보 체계 발령시 부대들을 핵반격태세에로 이행시키는 절차와 공정에 숙달시키기 위한 실동훈련과 핵반격지휘체계가동연습, 핵반격임무가 부과된 구분대를 임무수행공정과 질서에 숙련시키고 핵모의전투부를 탑재한 초대형방사포탄을 사격시키는 순차로 진행되였다.
북한이 말하는 핵습격은 다양한 전술핵무기로 남한의 지휘부, 한국과 일본의 미군기지, 항공모함 등을 무력화시키는 것이고 핵타격은 대륙간탄도미사일로 미국의 워싱턴 등 18개 목표를 무력화하는 것이다. 미국이 요격미사일을 44기만 운영하고 있고 공격미사일 1개당 3개의 요격미사일이 있어와 완전히 방어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북한이 다탄두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 10여개를 동시에 발사하면 미국은 워싱턴조차 방어하기 힘들다.
더구나 잠수함발사미사일까지 동원하면 미국이 방어할 방법이 없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024년 9월 9일 공화국 창건일 연설에서 핵 프로그램이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수준으로 핵무기 수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겠다고 다짐했다.
미국도 북한이 지도부 참수 시의 핵보복 방안을 갖고 있다고 평가하는 것으로 보인다. 엘브리지 콜비 현 국방부 정책차관은 2024년 4월 20일 VOA와의 인터뷰에서 소련이 미국의 공격으로 지도부가 제거되면 모든 핵무기를 자동으로 발사하는 시스템을 보유했듯이, 북한도 그런 자동화 시스템을 갖고 있다고 가정해야 한다고 말하고, 만약 미국이 북한 지도부를 참수하기 위해 대규모 공격을 가한다면 우리는 북한이 아무런 제약 없이 미국을 공격할 것이라고 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핵보유국들은 지휘부가 공격받을 때 자동적으로 반응하는 이러한 보복시스템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핵전쟁은 물론 상대방 지휘를 제거하는 참수작전을 고려하지 않는다. 미국도 북의 보복이 두려워 참수작전을 공식적으로 언급조차 하지 않는데, 핵무기를 갖지 않은 한국이 참수작전을 대대적으로 선전한다는 것은 핵무장하지 않은 한국이 그 작전의 위험성을 인지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