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8일 늦꽃이 떨어지기도 전에
니가 먼저 갈기갈기 찢겼구나
우산대는 반도의 허리를 잘라낸 날카로운 군도
콜라병은 겨레의 뇌수를 흩뿌린 쇠망치
가루비누는 금수강산에 뿌려진 너의 뜨거운 유골
다섯 남매의 외동딸로 태어나 열일곱 살 순천을 떠나
구로공단 청계천 성수동에서 재봉틀을 돌리던 너
입에 풀칠하면 고향집 동생들에게 보낼 돈도 부족하여
주릅꾼 큰돈벌이에 속아 안정리를 거쳐 보산리에 흘러들어
보건증을 주민증 삼아 이놈 저놈에게 순결을 팔다가
끝내 니 혼마저 유린당해 술과 약에 정신을 놓았구나
일본 놈 미국 놈 품에 돌아가며 안긴
니 조국에도 버림받아
그 누구의 딸로도 살 수 없었던
스믈여섯의 너!
너의 꽃봉오리를 꽤뚫은 말뚝은
줏대 잃은 조국의 심장에 박힌 혈침!
죽어서야
욕보인 조국의 딸로
너를 불러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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