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은 전 세계 나라에 대해 15%의 상호관세를 부과했으나 연방대법원은 이를 무효로 결정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974년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전 세계 수입품에 15%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을 발동했다. 이 조치는 국제수지 적자를 이유로 최대 150일간 유지되며 연장하려면 상원과 하원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 관세부과에 대해 기업은 물론 24개 주가 무효 소송을 제기했다.
무역법에 규정된 상황은 ‘크고 심각한 미국의 국제수지 적자(balance-of-payments deficits)’ 또는 달러가 ‘임박하고 중대한 가치 하락(imminent and significant depreciation)’에 직면한 경우다.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부과의 이유를 무역적자로 내세웠지만 법조항은 국제수지적자라고 명시돼 있다. 국제수지는 무역수지외 자본수지와 자본계정으로 구성된다. 그런데 오늘날 미국은 세계 최대 무역적자를 기록하지만 동시에 최대 금융계정 흑자를 기록한다. 2024년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는 1조1850억달러지만, 같은 해 미국의 금융계정상 자본유입은 1조1280억달러였다. 국제수지 적자가 600억 달러에 불과해 크고 심각한 수준이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도 무역적자와 국제수지적자를 구별하고 있다. 트럼프 정부의 법무부(DOJ)가 이전 항소법원에 제출된 답변서에서 DOJ는 “대통령이 긴급사태를 선언하면서 제기한 우려는 무역적자에서 비롯된 것이며, 이는 국제수지 적자와 개념적으로 구별된다”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대법원에서 이 논리를 철회했지만, 이제 와서 반대로 주장하면 법원이 수용하지 않을 수 있다.
무역법 122조를 제정할 때 고정환율 체제에는 국제수지 불균형이 발생하면 통화를 평가절하하거나 외환보유액을 사용해야 했다. 즉 ‘국제수지 적자’란 통화를 강제로 평가절하하지 않는 한 외환보유액의 감소를 의미했다. 그러나 현재 변동환율 체제 아래서 무역적자가 발생하면 통화가 자동적으로 평가절하돼 무역균형이 이뤄진다. 밀턴 프리드먼 역시 변동환율이 국제수지 문제를 제거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오늘날 미국처럼 자본 유입이 충분하고 통화를 고정하지 않는 국가는 국제수지 적자를 외환보유액으로 방어할 필요가 없다. 그러므로 무역법 122조는 오늘날 적용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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